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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위 톺아보기]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뒤 한진칼 외연 맞춰 보수 확장인수 공신들 물러나며 새판짜기도 병행… 추가 인재 확충 가능성도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04 08:10:3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인재다. 인적자원에 대한 보상체계에 따라 회사 내 사기와 '맨파워'의 위력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특히 경영진과 등기이사 보수체계는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심의·의결이 이뤄진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보수위원회를 설치, 이사회 선진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기업별 임직원 보상정책과 보수위원회 운영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5시4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2년만에 다시금 이사보수한도 확대에 나섰다. 지주사인 한진칼을 비롯해 모든 계열사 실적이 순항 중이고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통한 외연 성장이 일어난 점도 보수 인상의 트리거가 됐다.

마침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이끌어온 한진칼 이사회 공신들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번 보수인상은 한층 거대해진 '하나 뿐인 국적기'의 경영 성과를 끌어올릴 인재를 확충해 세대 교체에 나서야 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동결한 기본연봉 등 보수한도 조정 시작

한진칼은 오는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그리고 이사보수한도 증액 안건 등을 회부해 표결한다. 먼저 류경표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며 사외이사를 박성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조인영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등을 선임해 새 인물로 채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사보수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안이다. 한진칼은 코로나19 경영상황 등을 이유로 최근 10년 간 2차례만 보수한도를 높이면서 속도를 조절했다. 세부적으로 2018년엔 4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높였고 2023년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한도를 증액했다.

직전 3년 간 추이를 보면 2022년엔 지급한도의 약 90%에 달하는 43억9000만원을 이사 보수로 지급했다. 한도를 90억원으로 올린 2023년은 지급한도의 63% 수준인 57억8000만원이었다.

한진칼은 보수한도를 조절한 직전 10년 간 기업 가치가 3배가량 상승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상황에서 다시금 경영환경을 회복하고 책임경영 강화 등을 위해 임원기본연봉을 동결하는 등 보수를 두곤 속도조절을 해 왔다.

2025년의 경우 앞서 보수 숨고르기에 들어간지 3년차를 맞는다. 아직 재무제표 승인 전이지만 한진칼은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영업이익은 14%가량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대한항공 등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역시 주요 실적이 전년비 대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모로 지금이 임원의 처우 조정에 적기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 당사는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을 위하여 성과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3년 등기임원 중장기 성과 연계 보상 체계를 도입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25년 이사보수한도를 120억원으로 책정하고자 합니다. 회사는 경영진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시아나 품은' 이사회 공신들 퇴장, 다음 스텝 '확장' 위해선…

한진칼의 이번 보수 상향은 지주를 포함한 계열사가 양호한 실적을 낸 것과 함께 그룹의 큰 이슈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마무리된 것도 한몫했다. 지주사 한진칼이 2020년 유상증자와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산업은행 자금을 끌어온 것에서 시작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약 5년 만에 마무리가 됐다.

다만 지주사인 한진칼이 이번 보수한도 상향을 일괄적으로 성과를 치하하는 형태로 마무리할 가능성은 낮다. 시간이 흐르며 당시 한진칼 이사진엔 여러 변화가 있었다. 일례로 사내이사는 아니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을 함께 한 사외이사들은 모두 한진칼 이사회를 떠났다.

당시 10명이 넘는 사외이사들은 시장에서 오너일가 거수기라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인수를 지지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인수가 마무리됐다. 이를 기해 한진칼 이사회 세대교체도 시작됐다. 전보다 거대해진 그룹의 방향성을 잡을 유능한 인재들을 채워야 할 시기가 찾아온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등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한진그룹의 매출과 자산 규모는 단순 계산으로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경영진의 역할과 책임도 확대된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유능한 인사들도 영입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은 최대 11명으로 규정한 이사 총수를 꽉 채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다만 보수한도를 대폭 늘린 것뿐만 아니라 기업결합을 통한 그룹의 변화도 있는만큼 정관 변경 등을 통한 인원 확충이나 사내이사·사외이사 비율 조정 등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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