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포트폴리오 점검]부활 노리는 대선조선, 키워드 '스마트·친환경'중형 컨선 수주재개 가능성…수출입은행 "기수주량 올해 인도, 신사업 모든 가능성 검토"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05 08:56:01
[편집자주]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호황의 수혜가 모든 조선사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00년대 찾아온 1·2차 슈퍼사이클과는 다르다. 선박의 폭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수요와 공급도 부문별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 시대를 끝내고 고마진 선박으로 도크를 채웠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따라서 이번 호황기 선종별 수주량을 예측하고 각사별 주요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면 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더벨이 국내외 기관과 업계가 조망한 조선업계 수주 전망을 살펴보고 각사별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10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형 조선사 대선조선은 2023년 10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배경은 중형 조선사의 공통적인 어려움인 헤비테일 방식의 계약과 인력 부족, 저선가 중심의 포트폴리오 등이다. 중형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을 주로 건조해 왔다.워크아웃 이후 신규 수주량은 없지만 기수주했던 선박들을 인도하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계약기일까지 기수주물량을 인도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발주 동향과 최근 건조 이력,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의 답변 등을 참고하면 컨테이너선 주력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스마트 선박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선가 조정을 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또 연구 이력 등을 염두에 두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에 도전할 의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크아웃' 대선조선, 중형 컨테이너·탱커선 주력
대선조선은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카페리 등의 선박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의 컨테이너 운반선, 차량 운반을 겸하는 연안 여객선인 카페리와 화학물질 운반선, 기타 특수목적선 등이다.
대선조선은 2023년 10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신규 수주는 중단하고 이미 수주한 물량을 건조해 인도하는 중이다. 대선조선은 수주 내역이나 수주 선종을 상세하게 공시하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인도 선종과 주요 매출처 등을 보면 주력 선종을 알 수 있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주총량은 21척, 수주잔고는 15척이었다. 대선조선은 2023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수주선박 18척을 차질없이 인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수주잔고는 8척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부터 현재까지 1000TEU급 컨테이너선 등을 추가로 인도해 잔량은 더 줄었다. 주요 매출처는 그리스 선사인 코스모십과 중국의 SITC 등이다. 대선조선에 꾸준히 중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한 선사다.

국내 컨테이너선 수주 현황을 봐도 대선조선의 주력 선종이 파악된다. 대선조선이 신규 수주를 중단하면서 국내 중형 컨테이너선의 수주량도 크게 축소됐다.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3000TEU 미만급 중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조선사는 HD현대미포와 대선조선뿐이다. HD현대미포도 컨선보다는 고선가 수주에 집중했고,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더라도 3000~6000TEU급의 중형선을 우선했다.
◇기수주 물량 인도중…영업이익 회복세
2023년 이후 신규 수주가 없다는 점은 실적 회복을 더 늦추게 하는 변수다. 대형조선사들은 2022년 이후, 중형 조선사들은 2023년 이후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고선가 프로젝트로 선회했다. 신조선가도 상승했다. 대선조선의 경우 시장 상황이 바뀌기 전 수주를 중단했기 때문에 믹스개선에 따른 실적 반등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신규 수주를 중단하면서 건조에 착수하며 드는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조선사들은 기본적으로는 신조선에 대한 수주 계약을 맺으며 계약과 착공, 용골, 진수, 인도 등의 단계에 따라 대금을 받는다. 각 단계에서 약 20%의 선수금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대선조선도 판매 조건을 이렇게 명시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인도 시에야 절반 이상의 대금을 수령하는 헤비테일(Heavy-Tail) 계약이 주를 이룬다. 대선조선도 기본 계약 조건과 함께 또 다른 옵션도 가능하다고 부연해 뒀다. 예를 들어 각 단계마다 10%씩을 받은 뒤 인도 시 60%의 남은 대금을 받는 식이다. 따라서 대선조선의 경우 올해까지 기수주 선박을 인도하며 계약금의 과반 이상을 수령하게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이후 영업이익 추이를 보면 적자폭은 줄었다.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약 877억원, 매출액은 2200억이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14억원으로 전년대비 감소했고 매출액은 2451억원으로 늘었다.

◇스마트 컨선·친환경 선박 의지 보인다
인도 시기를 고려하면 수주잔량은 올해 말 끝난다. 대선조선은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영도부지(영도조선소)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기에는 조선소 부지와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새 먹거리로 구상했다. 현재로서는 신사업으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발주 동향과 최근 대선조선의 입장 등을 고려하면 조선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영국의 해양 물류 전문지 더 로드스타는 이달 방글라데시 해운공사(BSC)의 입장을 인용해 BSC가 2500~3000TEU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예정으로 이중 절반을 HD현대중공업이나 대선조선이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대선조선이 이달 인도한 컨테이너선은 스마트 운항 솔루션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이 강조됐다.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대선조선은 올해 말까지 기수주 선박은 전량 인도할 계획이고, 사업 전환은 다양한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고 이에 대해 충분하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대선조선의 연구 이력과 건조 능력을 보면 친환경 선박 등으로의 전환도 가능성이 있다. 대선조선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친환경 하이브리드 해양조사선' 등을 건조한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지난해 9월 대선조선 다대조선소에서 4000톤(t)급 친환경 해양조사선이 건조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조선은 친환경 LNG 추진 및 Hybrid 전기추진 선박도 개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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