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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포트폴리오 점검]대한조선, '고부가가치' 수에즈막스·셔틀탱커 기대감⑪중대형 탱커선 선가 상승에 영업이익 급증…또 한번의 '도약기' IPO 추진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10 11:44:40

[편집자주]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호황의 수혜가 모든 조선사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00년대 찾아온 1·2차 슈퍼사이클과는 다르다. 선박의 폭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수요와 공급도 부문별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 시대를 끝내고 고마진 선박으로 도크를 채웠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따라서 이번 호황기 선종별 수주량을 예측하고 각사별 주요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면 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더벨이 국내외 기관과 업계가 조망한 조선업계 수주 전망을 살펴보고 각사별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조선은 중형 조선사 중 가장 극적인 실적 반등을 이룬 곳이다.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이 33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79억원으로 165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개선의 기반은 외부 투자유치였고, 성장세에 힘을 보탠 건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 전략이다.

대한조선은 중대형급 원유운반선과 석유제품운반선, 셔틀탱커(근거리용 왕복 원유운반선)선을 주력 선종으로 삼고 있다.

수에즈막스·아프라막스급 중대형 선박을 건조해 중형 선박 중에서는 부가가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원유운반·석유제품운반선에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선박 건조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척의 신규 수주 계약을 따낸 셔틀탱커도 효자다.

◇2024년 중형 조선사 수주실적 이끈 대한조선

중형 조선사들의 2024년 수주 실적은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이 이끌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형 조선사의 수주량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수주액은 7.4% 늘었다. 탱커의 신조선가가 전년 상반기 상승한 가운데 수에즈막스 탱커 등 고가 셔틀탱커가 수주액을 견인했다.

수에즈막스급 선박은 약 15만톤(t) 규모로 중~대형 선박으로 분류된다. 'VL'급 선박 이하에서는 가장 큰 선박이다. 바로 아래급 선박이 아프라막스급이다. 8만~12만t 규모다. 대한조선의 주력 선박도 수에즈막스와 아프라막스급이다. 통상 원유운반선이 VLCC, 수에즈막즈, 아프라막스 등으로 크기를 구분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아프라막스급 선박의 가격은 2022년 6200만달러에서 2024년 3분기 7500만달러까지 상승했다. 수에즈막스급의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팔랐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선가 상승세가 40~50%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전년 중형사 전체 수주액 중 대한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것으로 진단된다. 지난해 대한조선이 셔틀탱커를 포함해 수에즈막스급 8척의 수주 성과를 냈다. 다른 중형 조선사들이 더 작은 규모의 MR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과는 양상이 달랐다.

◇실적 수직상승, 배경은 고선가 중심 수주

대한조선은 지난해 상반기 약 46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2.5%다. 영업이익 추이는 2022년 33억원에서 2023년 359억원, 지난해 상반기 579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한조선은 2022년 KHI-한투SG컨소시엄으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신규 자금 투입으로 경영 안정화를 꾀하며 신규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덕분에 향후 실적 전망은 더 밝다. 2023년과 2024년 수주 성과가 좋았다. 통상적인 조선사와 선사의 계약구조를 고려하면 올해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에는 중형 조선사 중에서는 케이조선과 대한조선만 수주를 활발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조선은 2023년 14척에 대한 신규 수주 계약을 맺었다.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13척과 석유제품운반선 1척 등이다. 신규 수주액을 합산하면 11억4800만달러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수주량은 줄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를 이어갔다.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5척에 더해 셔틀탱커 3척도 새로 수주했다. 8억4000만달러 규모다. 전년말까지 26척의 수주 잔량을 비축해 뒀다.

대한조선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기준에 맞춘 친환경 원유운반선을 건조한다. LNG 연료 추진방식(LFS) 기술을 적용해 이중연료 사용이 가능하다. 친환경사양 선박은 대표적인 고선가 선종으로 분류된다. 기술력을 요하는 셔틀탱커는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보다도 약 1.5배 높은 가치를 인정 받는다. 지난해 대한조선이 수주한 셔틀탱커의 척당 가격은 1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주력 선종은 탱커선으로 아프라막스, 수에즈막스 크기의 원유운반선과 석유제품운반선, 컨테이너선까지 건조 이력을 갖췄다"며 "탱커선과 컨테이너선까지 시장 기회를 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선종 다양화 전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셔틀탱커 수주 등 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셔틀탱커 1척 수주로 마수걸이를 했다면 2024년에는 3척까지 신규 수주량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선사 네트워크, 고평가 기반…IPO "순항 중"

대한조선의 또 다른 강점은 글로벌 선사와의 끈끈한 네트워크다. 글로벌 선사와의 신뢰는 단순히 지속적인 계약 성사만 이끌어내는 게 아니다. 중국 조선사 대비 높은 가치를 인정해 준다. 글로벌 선사들은 대한조선의 탱커선에 중국 유조선 대비 1000만달러 이상 높은 선가를 매긴다.

특히 그리스 해운 기업인 아틀라스 선사(ATLAS MARITIME)와 꾸준히 신조 발주 계약을 맺고 있다. 2020년 첫 인연을 맺은 뒤 해마다 2~6척의 신조를 새로 주문하고 있다. 11억8000만달러의 수주 잔고가 아틀라스로부터 나왔다. 벨기에 소재 유로나브 선사로부터도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대한조선은 해남조선소에서 도크 1기를 운영 중이다. 연 생산량은 12척이다. 강재절단과 선박블록을 제조하는 내업공장 1, 2도 운영 중이다. 1공장이 연간 최대 7만2000t, 2공장이 연간 20만4000t을 생산한다.

올해는 대한조선의 또 한번의 도약기가 될 예정이다. 하반기를 목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영증권을 주관사로 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IPO는 주관사 선정이 마무리됐고, 현재 IPO 진행 방향 등을 지속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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