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파이낸스 점검]LG엔솔, 차입금 15조 돌파…1년 이자만 6600억순차입금/EBITDA 1.3→3.2배 '껑충', CAPEX 고려하면 차입 부담 더 증가할 듯
박기수 기자공개 2025-03-11 08:24:42
[편집자주]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관통하는 단어는 '캐즘(Chasm)'이다.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데 이 충격이 꽤 묵직하다. 장밋빛 전망만을 내놨던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은 일제히 투자 축소와 속도 조절을 외치고 있다. 캐즘이 언제 끝날 지 단언하기도 어렵다. THE CFO는 작년에 이어 2025년 현재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 현주소와 리스크를 짚는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5시4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차입금이 15조원을 넘어섰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위축으로 수익과 현금흐름이 위축된 동시에 10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한 해 감내해야 하는 이자비용만 6600억원을 상회한다. 올해 영업현금흐름과 자본적지출(CAPEX)에 따라 차입금이 늘어날 여지도 있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5조3906억원이다. 2023년 말 10조9323억원 대비 40.8% 증가했다.
차입금 증가분의 대부분은 회사채다. 금융권에서 빌린 장·단기차입금은 2023년 말과 작년 말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회사채의 경우 2023년 말 3조1163억원에서 작년 말 7조7755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확장 시기와 맞물려 본격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에는 약 한화 기준 4조5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이중 덩치가 큰 글로벌 본드들의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이후 총 30억달러(약 4조4100억원)의 그린 본드를 발행했는데 모두 이자율이 5% 이상이다. 작년에는 5.6~5.7%로 발행하다가 올해 5.3~5.5%로 이자율이 일부 낮아졌다.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023년 말 5조8635억원에서 작년 말 11조4918억원으로 96% 증가했다. 작년 말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성자산은 3조8987억원으로 2023년 말 5조688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이에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순차입금/EBITDA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23년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순차입금/EBITDA는 1.3배였지만 1년 만에 3.2배로 높아졌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인한 기타영업수익 발생 효과를 포함한 값이다.
AMPC 효과를 제외하면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의 순차입금/EBITDA는 5.4배로 더 높아진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은 AMPC로 인한 기타영업수익으로 1조4800억원을 인식했다.

회사채 발행으로 이자비용 부담도 상당해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이 기록한 연결 이자비용은 5642억원이다. 이자수익 2228억원을 제외한 순이자비용만 따져도 3414억원이다. 이중 유형자산 취득과 관련한 차입금 중 발행한 약 962억원의 이자비용을 합치면 작년 한 해에만 4376억원의 순이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에는 순이자비용과 자본화된 차입원가를 합쳐도 1959억원에 불과했다. 회사채 급증으로 1년 만에 이자 부담이 약 2.2배 늘어난 셈이다.
올해도 CAPEX로 약 10조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돼 차입금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CAPEX는 12조5204억원이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올해 CAPEX는 작년 대비 20~30% 감소할 전망이다. 30%가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약 8~9조원의 CAPEX가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고려하면 차입은 불가피하다. 작년 운전자본 조절 등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5조1117억원을 창출하는 성과를 보이기는 했으나 CAPEX를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캐즘 여파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EBITDA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작년 대비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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