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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격전지 'TDF'…한투운용 vs 미래에셋운용 '퇴직연금 증권사 이전 젊은층' 공략…'액티브 vs 패시브' 투자자 선택지 확대

구혜린 기자공개 2025-03-13 15:24:4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해외지수 상품에 치중했던 운용사 ETF(상장지수펀드) 신경전이 TDF(타깃데이트펀드) ETF로 번지고 있다. TDF ETF도 해외주식을 담는다는 면에서 본질은 유사하나 △은퇴시점에 맞춰 더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려준다는 점 △연금계좌로 100% 투자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TDF ETF를 조만간 상장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새 상품을 선보인다.

TDF ETF는 3년 전 상장된 이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상품이다.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제는 '국내 ETF 투자 붐', '퇴직연금 증권사 현물이전 흐름'을 타면 젊은 층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선보인 상품은 매니저 역량이 중요한 액티브ETF라는 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패시브ETF라는 점이 눈여겨 볼 만한 포인트다.

◇TDF 시장서 재현될 '액티브 vs 패시브' 논란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오는 11일 'ACE TDF2030액티브', 'ACE TDF2050액티브', 'ACE 장기자산배분액티브' ETF 3종을 상장한다. 국내 채권과 해외 상장 ETF 재간접 투자 비중을 TDF와 동일한 운용 전략으로 조절하는 상품이다. 해당 상품들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최초로 선보이는 TDF ETF 시리즈다. TDF 인정 상품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 한도를 지킬 필요 없이 연금계좌로 100% 비중 투자가 가능하다.

곧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TDF2045'를 상장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품과 달리 TDF 지수를 패시브로 추종한다. S&P500 지수와 국내 단기채를 TDF와 동일하게 생애주기 맞춰 자동 분배해 투자하는 식이다. 국내외 상장 ETF에 분산투자하는 기존 '미래에셋ETF로자산배분TDF' 대비 자산을 단순화한 게 특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해당 상품으로 TDF ETF 첫 상품을 갖추게 됐다. 2045 수요를 보며 라인업을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TDF ETF는 한마디로 TDF 운용 스킴을 ETF에 이식한 상품이다. TDF는 가입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알아서 배분하는 식으로 은퇴자금을 굴린다. 글라이드 패스(자산분배곡선)를 적용해 투자자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시점에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담다가 은퇴시점이 다가올 수록 안정적인 채권 자산 비중을 늘리는 구조다. TDF ETF는 이 자산배분 운용전략을 그대로 구현한다. 거래소 상장 상품이냐, 장외 상품이냐의 차이다.

흥미로운 것은 한 운용사는 액티브를, 다른 운용사는 패시브 전략을 택했다는 점이다. 패시브 TDF ETF 개발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패시브 성과 논란은 해묵은 논제이나, 장기 투자 상품에서는 성격이 좀 다르다"라며 "투자 후 30여년간 펀드매니저 변경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점, 운용보수가 저렴하다는 점에서는 패시브가 유리"라고 말했다.

두 운용사가 신규 상품을 선보인 배경에는 '채널'이 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도입되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전하는 트렌드에 맞췄다. 그간 TDF 공모펀드를 은행을 통해 소개받아 가입하던 고객들이 증권사로 이전한 이후에 TDF ETF가 대체상품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운용사 TDF 판매 실적은 은행 등 판매 채널에 따라 좌우되는데 이같은 약점을 TDF ETF로 보완이 가능하다. 즉 운용사의 '채널 다각화'가 가능해진다.


◇'KODEX TDF' 게섰거라…"카니발 우려는 적어"

TDF ETF가 국내에 출시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이다. 2022년 6월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이 TDF 액티브ETF를 빈티지(은퇴시점) 별로 두세개씩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였다. 곧이어 KB자산운용도 동일한 상품을 내놨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TDF ETF는 총 10개, 전일 기준 순자산총액 3364억원 규모다. 2022년과 2025년 상품의 차이가 있다면 TDF 지수를 비교지수로 두고 초과수익을 추구하느냐, 패시브로 추종하느냐의 차이다.

다만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2050액티브'(2023억원)을 제외하면 모두 운용규모가 미미하다. 장외 공모펀드 상품의 경우 은행 리테일에서 퇴직연금 상품으로 추천을 받으며 국내에서 서서히 가입자를 늘려왔다. 반면 TDF ETF는 존재 자체는 모르는 투자자가 더 많다. TDF ETF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고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지 않아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운용업계는 TDF ETF가 시장의 새 격전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까지는 S&P500, 나스닥100 미국 기초지수 추종 패시브 상품의 수수료를 깎으며 고객몰이 경쟁을 했다. 향후 고객 연금계좌에 자사 상품을 투입하기 위한 TDF ETF를 경쟁적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2022년 대비 ETF를 연금자산으로 인식하는 투자자가 급증했다"라며 "1차 라운드가 해외지수 상품이라면 2차 라운드는 TDF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는 비교적 적다는 반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최대 규모로 TDF를 운용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가 순자산 3000억원을 단기간에 돌파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장외 공모펀드 가입자와 ETF 가입자는 성격이 다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TDF는 한 번 가입하면 고객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 성향이 있다"라며 "TDF ETF는 젊은층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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