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상장 지연' 피노바이오, '이중 페이로드' 승부수 데이터 확보, '기술력·물질 가치' 제고 가능…파트너 셀트리온 본임상도 '주목'
김진호 기자공개 2025-03-10 09:16:1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노바이오가 이중 페이로드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을 위한 제반 기술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선도물질 개발을 예고하고 있다. 널리 쓰는 항체를 구조적으로 변형한 다음 이중 페이로드를 붙인 예비 물질을 설계해 효능 데이터를 확보했다.세 번째 기술특례상장 시도가 기술성평가(기평) 문턱에서 무산되며 늦어지게 된 만큼 당분간은 관련 절차는 밟지 않는다. 대신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최근 셀트리온에 기술이전한 ADC 1종이 미국 본임상에 진입하면서 가치 재평가를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은 안도할 만하다. 피노바이오는 이중 페이로드 개발 플랫폼을 확립한 만큼 올해 3분기부터 관련 선도물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트라스투주맙' 활용한 이중 페이로드 ADC 효능 첫 공개
피노바이오는 페이로드 전문 기업으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이중 페이로드 ADC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ADC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항체와 링커(접합체), 페이로드(톡신) 중 피노바이오는 3세대 페이로드를 확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캄토테신 계열 'PBX7016'이다. 트로델비와 같은 기존 ADC에 쓰인 페이로드 대신 PBX7016을 사용했을 때 비교우위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피노바이오는 안정적인 약물 살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페이로드를 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개발을 시도했다. 작년 9월 미국과 중국 등에서 개최한 ADC 학회에 참석해PBX-7016과 미세소과 저해제 계열의 'MMAE'을 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ADC 발굴 기술을 소개했다.
이달 3~5일 사이 영국에서 열린 '월드 ADC 런던 2025'에서 피노바이오는 이중 페이로드 ADC 관련 예비 물질로 수행한 영장류 모델 효능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 '엔허투'에 쓰였던 트라스투주맙이란 항체를 변형한 다음 PBX-7016과 MMAE 등을 동시에 탑재해 이중 페이로드 ADC를 생성했다.
트라스투주맙 내부에 여이황화 결합을 끊으면 페이로드 1종을 붙일 자리가 나온다. 그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2종의 페이로드를 달 수 없다는 의미다. 피노바이오는 자체 항체 구조 변화 기술로 트라스투주맙을 변형했다. 여기에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PINOT-ADC'를 활용해 2종의 페이로드를 접합시켰다.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는 "2개의 페이로드를 붙인 ADC가 PBX-7016 또는 MMAE를 각각 붙인 것보다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늦어도 올해 9월까지는 이중 페이로드 ADC 관련 선도 물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평 탈락한 지 2달, 기술이전한 ADC 미국 1상 승인
이 같은 피노바이오의 전략은 상장 고배라는 부정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업계가 계속 관심을 두며 지켜보는 이유다. 피노바이오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두 차례는 기평을 통과하지 못했다.

2021년 첫 시도에서는 기술성평가 A등급과 BB등급을 받으며 탈락했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의 전문 평가기관에서 최소 A등급과 BBB등급을 받아야 기평을 통과할 수 있다.
2023년엔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이유로 들며 작년 2월 자진철회했다. 마지막 상장 시도는 올해 1월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종료됐다. 당시 구체적인 평가 등급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고무적인 소식이 미국에서 창출되면서 업계는 다시 피노바이오에 시선을 두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6일 파트너사인 셀트리온이 제출한 고형암 대상 'CT-P70'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하면서다. CT-P70은 셀트리온이 피노바이오로부터 확보한 물질이다.
피노바이오는 2022년 셀트리온과 계약금 및 마일스톤 포함 당시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옵션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PBX-7016을 적용한 'PBX-CT-01'과 'PBX-CR-02' 에 대해 작년 9월 옵션권을 실시했다. 이 중 PBX-CT-01이 바로 이번에 미국 본임상에 진입한 CT-P70이다.
정 대표는 "CT-P70의 임상 진전과 함께 이중 페이로드 ADC에서도 성과를 내도록 기술개발에 매진하겠다"며 "상장보다는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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