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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주가로 보답한 ㈜두산, 배당매력 회복 '아직'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시동…자체사업·자회사 배당확대 '청신호'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12 11:24:11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5시1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이 5년째 주당 결산 배당금을 2000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때 주당 결산 배당금이 5000원을 넘어 매력적인 고배당주로 꼽혔지만 2020년 채권단 관리 이후 하향조정된 배당금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배당 수익과 자체사업 영업이익 등 배당의 재원이 되는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당기순이익이 배당규모를 하회한다.

다만 ㈜두산의 자체사업은 전자BG사업의 경쟁력에 힘입어 여전히 전망이 밝다. 두산그룹 계열사들도 호실적이 기대돼 자회사 배당 수익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자체사업 호조와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두산의 주가는 우상향 중이다.

◇5년째 주당 배당금 2000원 유지

㈜두산은 2024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 우선주 1주당 2050원을 결산 배당할 예정이다. 배당금의 총액은 358억5000만원이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가 0.7%, 우선주가 1.5%다.

2020년 보통주 주당 결산 배당금 2000원을 책정한 뒤 5년째 같은 배당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은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이후에도 배당을 멈추지 않고 규모만 줄여 지속해 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분기마다 보통주 1주당 1300원의 분기 배당과 같은 규모의 결산 배당을 실시했다. 한해 배당금 총액이 주당 5200원이었다. 이전 해에는 결산 배당으로 5100원을 지급한 바 있다.

㈜두산은 정관을 통해 이익잉여금을 배당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명시했다. 사업형 지주사로서의 별도 영업이익과 손자회사 두산테스나 등이 밀어올린 배당수익이 주된 재원으로 보인다. 자체사업 영업이익과 배당수익 모두 늘어나고 있다.

㈜두산의 자체사업 부문은 지난해 연간 11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시황과 전자비즈니스그룹(BG)의 경쟁력이 맞물리면서 전년 574억원에서 약 2배로 늘어났다. 배당수익도 점진적으로 상승 중이다. 2021년 109억원에서 2022년 157억원, 2023년 226억원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배당수익은 333억원이다.


◇당기순익 웃도는 배당규모…자사주 소각 '당근책'

다만 아직까지는 ㈜두산이 큰 폭으로 배당을 확대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자비용과 기타비용 등을 제하고 남은 당기순이익은 배당 규모를 하회한다. 추가 배당을 위해서는 배당수익과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동시에 더 상승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성향을 보면 이미 배당을 위해 연간 당기순이익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 2024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32억원으로 배당성향은 100%를 넘는다. 지난해에는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1119억원을 기록했고 배당금으로 357억7000만원을 지출했다.

㈜두산 관계자는 "배당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시장과 경영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해 주주환원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며 "중장기 주주 환원 강화 및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2025~2027년간 자기주식 소각 예정"이라고 답했다.

올해는 배당금을 유지한 대신 추가적인 당근책을 내놨다. 중장기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두산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 동안 최소 보통주식 99만주를 매년 균등 소각할 예정이다. 소각 대상 주식은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의 약 6%로 연간 33만주, 2%씩 소각한다.

◇자체사업·자회사 배당확대 '청신호'

㈜두산은 자회사와 투자회사 등에서 배당금을 받고 있다. 두산그룹에서 좌우할 수 있는 수익원은 ㈜두산 자체사업의 호조와 자회사들의 호실적, 그에 따른 배당 확대다. 아직 두산테스나의 배당금이 적고, 주요 수익원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는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자회사들의 배당금은 더 확대될 여지가 많다. 아직 두산테스나의 2024년 결산 배당금은 주당 160원에 그친다. 전체 배당금 총액은 30억원 안팎이다. ㈜두산이 100% 지배하는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가 두산테스나의 지분 38.69%를 보유하고 있다. 12억원 가량이 배당금으로 떨어진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선전도 밸류업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은 각각 자회사와 손자회사 구조다. 2018년까지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배당을 실시하며 손자회사와 ㈜두산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었다. 두산밥캣은 여전히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현재 시설투자(CAPEX)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배당을 집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생산성을 기반으로 기업가치 확대에 집중한 뒤 차후 배당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점쳤다.

㈜두산의 전자BG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360억원, 영업이익 448억원, 영업이익률 13.3%로 전년과 전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증권가의 컨센서스도 초과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망이 더 높다.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5% 올랐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도 전자BG 부문에서 고수익 제품 중심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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