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부는 크립토 B2B]인피닛블록, 커스터디 특허 다수 확보 '출격 준비' 완료⑤제도 완비 기다리며 기술력·BM 강화…증권사·은행 주주 '강점'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14 13:04:23
[편집자주]
크립토윈터 종식과 비트코인의 전략 자산화, 금융 당국의 법인 실명계좌 허용 분위기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정책 미비, 그림자 규제에 막혀 그동안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기 힘들었던 크립토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성장 환경을 맞이할 분야로는 법인의 투자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와 컴플라이언스 및 트래블룰 솔루션 기업 등이 꼽힌다. 움츠린 시간을 지나 기지개를 펼 국내 크립토 기업의 장래성과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09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면서 커스터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2023년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획득한 인피닛블록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정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이름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인피닛블록은 국내 커스터디 기업 중 후발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설립 이후 꾸준히 특허등록, 국제인증 획득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수탁 외에도 스테이킹, 기업용지갑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피닛블록은 추후 국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이 출시된다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은행 출신 경영진 뜻 모아 설립…크립토 윈터 속 '도전'
인피닛블록은 2022년 2월 은행 출신 멤버들이 합심해 설립한 기업이다. 정구태 대표와 김성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NH농협은행 출신으로 전 직장에서 블록체인 신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특히 정 대표는 핀테크 사업기획,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등 업무를 맡으면서 신기술과 전통금융 접점을 늘리는 역할을 해왔다. 이 때 가상자산 시장 성장과 제도화 가능성을 보면서 커스터디 기업을 창업하게 됐다.
창업 당시는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 제도가 시작된 직후였다. 시행에도 여러 혼선이 있었다. 정보보호관리체계인증(ISMS)과 사업자 라이선스간 상충 문제 등으로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가상자산 관련 법인을 설립하는 게 무모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지만 인피닛블록은 아이엠뱅크와 SK증권 투자를 받으면서 도전을 선택했다. 현재 아이엠뱅크가 14.95%, SK증권이 9.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건 2023년 8월이다. 같은 해 인피닛블록을 제외하고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고수리증을 교부받은 기업은 한곳도 없었다. 그 해 유일한 신규 가상자산사업자가 됐다.
신고수리는 받았지만 국내서 커스터디 사업을 확장하기엔 여건이 충분치 않았다. 커스터디 기업의 주요 고객은 기업이다. 하지만 국내서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불가능해 코인을 맡길 고객이 없었다. 코인을 발행한 재단 정도만 수탁 수요를 보였다.
이런 시장 상황 속 인피닛블록은 레퍼런스를 쌓는 데 집중했다. 고객 자산을 보관하는 커스터디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먼저 국제표준 정보보안관리체계인증(ISO 27001)을 획득했다.
이후 지난해 △국제표준 개인정보보호인증(ISO 27701) △클라우드 정보보호관리체계(ISO 27017) △클라우드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O 27018) 등 관련 인증 3종을 추가 취득했다.
같은 시기 다수의 특허도 획득했다. 현재 인피닛블록이 등록한 특허는 약 24개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사용한 디지털자산관리 시스템 △디지털자산 보호예수 시스템 △커스터디 기반 토큰증권 유통·매매 관리시스템 및 제어방법 등이다.
◇RWA·ETF…가상자산 입는 새로운 금융 시장 노려
이미 해외서는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가 본격화됐고 국내서도 하반기부터 법인의 코인투자를 허용하는 등 제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에 인피닛블록도 특화 서비스를 늘려가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실물자산기반토큰(RWA) 수탁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인피닛블록은 RWA 전문 기업 엘리시아와 협업해 '토큰화된 미국 국채 상품 수탁' 서비스를 개시했다. 리플랩스가 엑스알피(리플·XRP) 블록체인을 활용해 미 국채 토큰화를 진행한 데 대응한 것이다. 서비스 개시 후 약 1억5000만원 상당 수탁고를 확보했다. 인피닛블록은 추후 다양한 RWA 보관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는 "커스터디부터 토큰증권까지 기술특허와 사업모델(BM) 관련 특허를 고루 취득했다"라며 "추후 가상자산 B2B 사업을 원활히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를 대비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도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구조에서 전통 금융사는 실제 비트코인을 주고 받지 않는다.
가상자산 유동성공급자(마켓메이커)가 중간에서 브로커딜러에게 현금을 정산해 주고 향후 포지션 청산 때 현물을 받도록 구조를 짰다. 가상자산에 특화된 수탁사, 프라임브로커, 유동성공급자, 가상자산거래소가 핵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에 국내서도 가상자산 현물 ETF 상품이 나온다면 수탁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인피닛블록은 타 수탁기업과 달리 증권사를 주주로 두고 있는 만큼 빠르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전통금융과 가상자산 접점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라며 "시장이 열린다면 동질, 동량, 동종 보관이 핵심이 될 것이고 커스터디 기업의 역할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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