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07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비자의 이익보다 유통의 이익이 앞서는 시장이 과연 건강한가. 최근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를 두고 불거진 논란은 이 시장의 주인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약국과 다이소라는 유통 채널이 본질이 아니라 결국 소비자가 중심이라는 점이 이번 논란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다이소는 올해 2월말부터 전국 200여개 매장에서 대웅제약과 일양약품, 종근당건강 등의 건기식을 판매했다. 저가정책을 고수하는 다이소답게 3000원과 5000원 균일가 정책을 앞세웠다. 기존 약국 판매가의 20% 수준이라며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대한약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제약사가 수십년간 건기식을 약국에 유통하며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용품점에 공급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면에는 건기식 시장 유통의 주도권을 다이소에 넘길 수 없다는 이해관계가 깔려 있었다.
이후 약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일부 제약사는 다이소에 대한 건기식 납품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를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약국의 눈치를 본 결정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이로 인해 다이소 매장에 일부 제품 공급이 끊기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었고 유통채널의 갈등이 시장 전면에 부상했다.
그러나 다이소 매장에서 제품 공급이 중단되자 '왜 소비자가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막는가'라는 불만이 커졌다. 약국의 반발로 시작된 공급 차질이 결국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약사회의 대응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 여론도 생겨났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약사회의 법률 위반 행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또한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은 다이소에 건기식 납품을 지속하기로 하며 다이소의 건기식 시장 진출기도 일단락된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결국 소비자가 시장의 중심이라는 원칙을 다시 확인시켰다. 논란을 거쳤지만 다이소 건기식 제품군은 시장에 안착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건기식 구매에서 가격, 용량, 필요성분 등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유통채널들은 다이소 사례를 통해 부담 없는 가격에 일상적 건강을 챙기고 싶은 소비 수요를 확인했다. 이에 소비자 접점도가 높은 편의점도 올해 상반기 직영점을 중심으로 건기식 판매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 건기식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과 가성비 제품이 공존하는 이원화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둘러싼 시장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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