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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에프엔비는 지금]음료 ODM 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사' 바라본다①과일농축액 제조 중심 성장, '테일러팜스' 인수 통한 B2C 사업 전개

윤종학 기자공개 2025-03-20 13:56:27

[편집자주]

흥국에프엔비는 올해 설립 18년차에 접어든 식음료 기업이다. 오랜기간 B2B 대상 식음료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사업을 전개하며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다만 시장의 계절성과 성장 한계 등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에 흥국에프엔비는 B2C로 매출을 확대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더벨은 종합식품사로 도약을 준비 중인 흥국에프엔비의 실적과 재무상황 등을 중심으로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9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에프엔비는 2008년 설립되어 2015년 코스닥 상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초기엔 생과일 주스와 음료 베이스 중심의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사업으로 시장 경쟁력을 키웠다. 이후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스타벅스, 이디야, 메가커피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또한 시장 확대에 힘입어 음료 외에도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식사대용식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나갔다. 다만 식음료 ODM 사업만으로는 계절적 수요변동과 프랜차이즈 시장의 부침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푸룬(건자두)를 기반으로 음료 및 건과일 제품을 제조하는 테일러 팜스를 인수해 B2C(소비자 대상 비즈니스) 사업까지 뛰어들며 종합식품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비열처리 기술경쟁력 우위, 식음료제조 기업 자리매김

흥국에프엔비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흥국에프엔비가 제조해 납품하는 기업들을 보면 낯익은 브랜드가 다수 포진해있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폴바셋, 메가커피, 맘모스커피 등 대부분의 커피 프렌차이즈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두고 있다.


2008년 식음료 판매법인으로 출발한 흥국에프엔비는 2009년 생과일 주스 OEM(주문자 개발 생산) 사업을 시작으로 식음료 제조에 뛰어든다. 이후 2011년 충북 음성에 국내 생산공장을 신축하며 직접 생산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과일농축액을 주로 생산했으며 주로 커피 프랜차이즈, 외식프랜차이즈, 도매상 등에 판매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실제 과일농축액은 2015년까지 흥국에프엔비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담당했으며 제품 다양화를 통해 2023년까지도 40% 안팎의 매출 비중을 유지했다. 과일농축액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던 배경은 관련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국에프엔비는 초고압살균(HPP)과 동결농축(FC)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를 통해 ODM 시장 내 경쟁력을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음료제품을 가열하지 않고 초고압으로 살균하는 HPP는 높은 압력에서 제품의 영양소는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미생물들은 활성성이 떨어지고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초고압 가공기술은 장치비용 등 처리능력 부분에서 제조비용이 높은 편이다. 흥국에프엔비는 HPP 설비를 총 3기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큰 3호기(525리터)의 경우 연간 1800만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결농축은 액상을 저속 냉각하며 생성되는 순수 얼음 결정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맛, 향, 색, 신선도가 유지된 다양한 프리미엄 음료 및 디저트를 생산하는데 활용된다. 이처럼 과일농축액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하게 되면서 음료를 넘어 식음료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

현재 흥국에프엔비의 식품군은 커피류, 에이드 및 착즙주스, 디저트까지 광범위하게 확장됐다. 국내외 식음료 업체와 협력해 베이커리, 도넛, 캡슐커비, 식사대용 모닝죽, 아이스크림 등을 제조하고 있다.

다만 큰 틀에서 식음료 ODM이라는 단일 사업모델을 운영했던 만큼 매출 증가속도가 둔화되기도 했다. 2014년 350억원에서 2019년 537억원까지 증가했던 매출은 2020년 504억원 뒷걸음질했다. 흥국에프엔비가 B2C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다.

◇테일러팜스 인수 통한 B2C 사업 확장

흥국에프엔비는 2021년 테일러팜스를 인수하며 식음료 ODM에서 종합식품사로 도약에 나섰다. 테일러팜스는 지난 2004년 설립, 부산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음식료 업체다. 미국 테일러 브라더스 팜스에서 푸룬(서양자두의 건자두) 등 원료를 공급받아 음료 및 건과일 제품을 제조해 유통하고 있다. 국내 건과일 시장 점유율 1위다.

과일을 활용한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ODM사업과 유사한면이 있지만 직접 보유한 브랜드를 통한 B2C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업분야를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됐다. 우선 건강기능식품인 '딥워터'류의 신제품을 통해 제품을 확대했다.


실제 2023년 기준 테일러팜스의 매출 중 42.9%가 딥워터에서 발생했다. 푸룬주스(29%), 건자두(21.2%) 등이 뒤를 이었다. 온라인, 로드샵, 할인점, 약국 등 다양한 공급채널을 통해 제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성장을 기반으로 직접 해외시장 공략도 가능해졌다. 중

특히 중국 등 동남아 지역에 푸룬 제품을 판매해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테일러팜스는 중국 수출용 딥워터를 개발하고 틱톡, 타오바오 등을 통해 온라인몰 판매도 개시했다. 흥국에프엔비의 상해법인을 활용해 중국에 직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은 국가별 주요 식품전시회에 참여해 딥워트 등 신제품 수출을 추진한다.

흥국에프엔비는 테일러팜스 인수로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다. 테일러팜스를 인수한 2021년 매출은 715억원으로 2020년(504억원)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단순히 신규 매출이 포함된 것에 그치지 않고 수직계열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나타났다. 이에 2023년 매출 1011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흥국에프엔비 관계자는 "설립 초기 과일농축액 등 ODM사업에 주력해왔지만 프렌차이즈 시장의 포화 등 성장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며 기존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해왔다"며 "이에 신사업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보유한 테일러팜스를 인수해 B2C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를 통해 종합식품사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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