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Korean Paper]흔들림 없는 수은, 캥거루본드 초장기물도 '거뜬'민감국 지정, 탄핵 등 리스크 뚫고 흥행…트랜치 다각화 '주효'

윤진현 기자공개 2025-03-24 08:04:0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09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호주달러 채권(캥거루본드)' 시장에 복귀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조달은 난이도가 비교적 높은 딜에 속했다. 국내 정치 리스크에 더불어 미국의 민감국가(SCL) 리스트에 한국을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변동성이 커졌다.

수출입은행은 트랜치 다각화 전략과 적극적인 투자자 태핑 과정을 통해 발행을 시도했다. 결국 8년만에 초장기물인 10년물 발행도 여유있게 마쳤다. 미국의 FOMC 정례회의 직전 금리 절감 효과를 고루 누리며 조달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10억호주달러 발행 확정…일정 소폭 조정에도 '안정적'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이 전일(19일) 캥거루본드 북빌딩(수요예측)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트랜치(Tranche)를 5년물과 10년물로 제시했다. 이중 5년물은 고정금리부채권과 변동금리부채권을 모두 제시했다.

북빌딩 결과 약 27억4000만호주달러의 유효 오더북을 쌓았다.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에 가장 많은 수요(16억호주달러)가 모인 만큼 6억호주달러 발행을 확정했다. 이어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은 각각 2억호주달러씩 발행한다.

충분한 오더북을 쌓은 결과 금리 이점도 고루 갖췄다. 전 트랜치에서 이니셜가이던스(IPG·최초제시금리)와 비교해 5bp가량 절감한 가산금리를 확정 지었다.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의 최종가산금리(FPG)는 3개월물 호주달러 스와프금리(BBSW)에 78bp를 더한 수준이다. 이어 5년물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의 경우 호주 스와프금리(SQ ASW)에 각각 78bp, 110bp씩 가산한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은 당초 17일~18일 프라이싱에 도전할 계획이었으나, 전략을 선회해 프라이싱 일정을 하루 미뤘다. 직후에는 FOMC 정례회의가 개최되는 만큼 최적 시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인베스터콜 단계부터 투자자들의 반응이 안정적이었고, 실제 북빌딩 과정에서 모집액을 상회하는 오더북을 쌓을 수 있었다"며 "유통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달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8년만 장기물 선택지…대내외 변동성에 트랜치 다각화 '대응'

수출입은행이 캥거루본드 시장에서 10년물을 찍은 건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해 10.3년물로 1억호주달러를 발행한 바 있다. 이후 주로 3년물과 5년물에 중점을 두고 조달을 진행했다.

투자자 선택지를 최대한 늘리는 기조를 유지했다. 수출입은행은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대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는데 지난 1월에는 3·5·10년물을 택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 환경까지 고려해 투자자가 원하는 트랜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전략이다.

이달 13일 인베스터콜 절차에서 장기물에 대한 수요 점검도 마쳤다. 이때 예상보다 투자자들이 10년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북빌딩에서 트랜치 다각화 전략을 쓸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발행 난이도는 다소 높은 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적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여기에 미국이 지난 1월 초 과학기술 협력에 제한을 가하는 ‘민감국가 리스트(SCL·Sensitive Country List)’에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한 사실을 최근 공식 확인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물론 이 민감국가 리스트 지정이 외화채 발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SSA와 같은 보수적인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릴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민감국가 리스트 지정이 외화채 프라이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지만, 보수적 시장이라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출입은행도 당초 더 빠르게 발행에 나서려 했지만, 시장 분위기를 꼼꼼히 체크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