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렉소 줌인]거듭된 조달, 대주주 지분 30% 하회 가능성②수술로봇 투자 후 지분율 하락 추세, 결손금 1490억 누적
전기룡 기자공개 2025-03-25 08:30:27
[편집자주]
큐렉소는 수술로봇 분야 초창기 플레이어로 통한다. 에치와이그룹이 대주주로 올라선 2011년부터 본격적인 자금투입이 시작됐다.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의료용 로봇사업부문을 인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를 낙점했지만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오히려 에치와이그룹 차원에서 떼어준 무역사업이 매출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더벨이 큐렉소의 사업 행보와 성장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5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큐렉소는 에치와이(hy)그룹에 편입된 이래 2020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동안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영업활동만으로는 현금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셈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투자활동을 이어가야 했다. 새 먹거리로 삼은 '수술로봇' 특성상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이 요구됐기 때문이다.부진한 수익성과 악화된 유동성은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문제는 신주가 발행되고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는 과정에서 에치와이의 지분율이 일부 희석됐다는 점이다. 한때 40%대에 달했던 지분율이 30%를 밑돌자 에치와이도 큐렉소 주식을 장내매수하기 시작했다.
◇40% 육박했던 지분율, 추가 조달로 일부 희석
에치와이가 큐렉소의 인수를 결정한 시점은 2011년이다. 계속된 적자기조에도 큐렉소가 보유하고 있던 수술로봇에 대한 원천기술을 높이 평가했다. 큐렉소의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21.33%까지 끌어올렸다. 추가로 20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인수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뒤따랐다. 윤호중 에치와이그룹 회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플러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스마트플랜23 주식혼합-파생형)를 통해 큐렉소 지분 2.5%를 추가로 확보했다. BW의 행사가액이 조정되는 과정도 거쳤다. 2012년 BW를 보통주로 전환한 이후부터는 30%대 지분율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에치와이는 2013년까지도 장내매수 방식으로 꾸준히 큐렉소의 지분율을 높였다. 한때 지분율이 사모펀드 보유분까지 합쳐 40%대에 육박했던 시기도 있다. 플러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가 일부 지분을 정리하기는 했으나 에치와이가 환매 방식으로 소유계좌에 대체입고해 실질적인 지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사정은 수술로봇에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달라졌다.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의료용 로봇사업부문을 양수했다. 양수가액이 111억원이지만 현물출자 방식의 영업양수도계약이었던 만큼 신주가 발행됐다. 에치와이가 동일한 주식 수에도 36.96%까지 지분율이 떨어진 배경이다.
이후에도 운영자금 명목으로 조달을 이어갔다. 2018년과 2022년 유상증자로 각각 300억원, 405억원을 조달했다. 유상증자 이후에는 신주가 발행되는 절차가 수반됐다. 앞서 발행한 제1회차 CB(40억원)와 제2회차 CB(150억원)에서도 전환권이 행사됐다. 수술로봇 생산과 기술 고도화, 헬스케어 신규사업 등을 위한 조달이었다.
조달 과정에서 꾸준히 신주가 발행됐던 만큼 한때 에치와이가 보유한 큐렉소의 지분율도 한때 29.5%까지 하락했다. 지금은 최대주주 자리를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 꾸준히 큐렉소 주식을 장내매수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행사한 주식매수권으로도 지분율을 어느정도 높였다. 지난해 말 에치와이의 큐렉소 지분율은 30.94%다.

◇당기순손실 지속, 잉여현금흐름 저조
큐렉소의 저조한 수익성이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큐렉소는 에치와이가 최대주주에 오른 이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올린 당기순이익도 4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사실상 영업활동만으로는 현금 유입이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부진한 영업활동 속에서도 R&D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했다. 새 먹거리로 삼은 의료로봇사업부문이 관절수술로봇(CUVIS-joint), 척추수술로봇(CUVIS-spine) 등의 라인업을 구성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MFDS(한국)과 CE(유럽), FDA(미국), PMDA(일본) 등의 승인 절차가 필요했다.
장기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큐렉소는 에치와이그룹 체제에 편입된 이래 계속해서 R&D에 매진했다. 최근 5년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2.27%에 달한다. 2016년 한정으로는 매출액의 70.2% 수준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역량을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수술로봇 전문 기술연구소도 설립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큐렉소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부(-)의 흐름을 이어갔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 자본적지출(CAPEX)을 가감할 시 현금이 유출됐다는 의미다. 2023년과 지난해 FCF가 각각 28억원, 5억원으로 플러스(+) 기조를 보였지만 규모면에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에 더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대에 머물러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기존 171억원에서 139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같은 기간 결손금도 1490억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적인 조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 경우에 에치와이의 큐렉소 지분율이 다시 30%를 하회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일반적으로 상장기업의 경우 30%대 지분율을 유지해야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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