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4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펀딩 플랫폼 와디즈 지분을 주식수익스와프(PRS) 계약으로 처분했다. 만기 시 주가 변동에 따라 현금이 오가는 계약인 만큼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콜옵션을 설정해 아예 지분을 되사올 가능성도 남겨뒀다.

와디즈는 지난해 IPO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연내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현재까지 진전된 바는 없다. 상장 트랙으로 거론했던 이익미실현 요건도 최근 들어 시장 평가가 부정적이다.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진 도전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800억 투자한 와디즈 지분, 186억원에 PRS 계약…콜옵션 '안전장치'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해 12월 한국투자증권과 와디즈 보통주 및 전환우선주(CPS)를 기초자산으로 한 PRS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가격은 185억6900만원이며 계약의 만기는 오는 2027년 12월 28일까지다.

PRS는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산정하는 계약이다. 회사는 보유 주식을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하고, 투자자는 수수료를 보장받을 수 있다. 주가 변화에 따른 수익은 롯데지주 측이 가져가지만 의결권, 배당권 등 다른 권리는 이전한다는 점에서 소유권이 보장된 TRS(Total Return Swap) 계약과 차이가 있다.

이번 거래의 기초자산은 지난 2021년 롯데지주가 사들인 와디즈 보통주 409만922주, CPS 97만4300주다. 향후 처분 과정에서 처분가액이 계약금보다 높으면 한국투자증권이 롯데지주에 차액을 지급한다. 반대로 계약금보다 낮게 처분하게 되면 롯데지주 측이 한국투자증권에 차액을 보존해줘야 한다.

이번 계약에서 매겨진 와디즈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치는 과거보다 크게 하락했다. 2021년 당시 롯데지주는 보통주와 CPS를 합쳐 800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말 기준 발행주식 규모를 고려하면 약 5281억원 가량으로 전체 주식가치를 본 셈이다. 현재 거래가를 반영한 전체 주식가치는 약 1234억원으로, 투자 시기 대비 약 77% 가량 낮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PRS 계약의 특성상 롯데지주가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기초자산인 와디즈 주식이 계약금보다 높게 처분될 경우 차액을 돌려받는다. 이후에도 주식가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 콜옵션도 행사할 수 있다. 계약 내용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기초자산 매각할 경우 롯데지주가 직접 또는 제3자를 지정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


◇77% 하락한 지분가치, IPO 가능성은 미지수…수익성 개선 작업 '변수'

단 와디즈의 IPO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이 변수다. 회사는 2019년부터 상장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도전 시기가 장기간 지연됐다. 롯데지주 투자가 이뤄진 이후인 지난해엔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연내 IPO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와디즈의 경우 실적 개선 작업이 결실을 맺는 것이 과제라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분기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2023년 11월 월간 흑자에 이어 2024년 2분기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와디즈 측은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을 상장 트랙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 기업이지만 기술성 특례를 이용하기엔 어려운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다만 최근 들어 테슬라 요건 상장 기업들의 공모 성적표는 부진한 편이다.

연초 상장한 데이원컴퍼니(패스트캠퍼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뒤 공모가를 밴드 최하단인 2만2000원보다 크게 낮은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목표 수준보다 낮은 시가총액이 결정됐지만 상장일 급락해 2023년 가격변동폭 제도 개편 이후 처음으로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됐다. 현재 주가는 6000원 중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