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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를 움직이는 사람들]'싹 바꿔' 홍범식 사장에서 시작된 체질개선 바람①통신 잘 모르는 컨설팅 출신 글로벌 전략가, 빅테크 동맹 '젊은 기업'으로 탈바꿈

노윤주 기자공개 2025-03-28 07:58:21

[편집자주]

이동통신3사는 미래 먹거리로 AI를 점찍었다. 이제 유무선 통신과 함께 AI도 사업 양대축 중 하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새로운 성장의 시작점에 서 있는 시간이다. LG유플러스도 새로 부임한 홍범식 사장 체제 하에 'AX 그로스 리딩 컴퍼니'로 변신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이라는 공통 목표 하에 컨설팅 업계 출신 뉴 맨 홍범식 사장과 OB 경영진이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 치열한 통신사 AI 경쟁 속에서 LGU+만의 전략은 무엇인지와 이를 이끌고 있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컨설팅펌 출신이다. 올리브와이먼, 베인앤컴퍼니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기업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게 그의 특기다. 본연의 통신사업을 잘 모르는 인사임에도 지난해 11월 LGU+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대대적 구조조정'을 해달라는 그룹 차원의 바람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신과 AI에 집중하는 '그로스리딩 AX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정리와 빅테크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그는 젊은 기업으로의 변신과 B2B 사업 확장이 조직의 차기 과제라고 밝혔다. 아직 AI 분야에서 주목받지 못한 LGU+가 홍범식호의 항해를 통해 과연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광모 회장 영입 인사…경험 살려 LGU+ 역량 강화 '미션'

홍 사장은 지난해 11월 2025년 정기조직개편에서 LGU+ 사장으로 선임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챙긴 핵심 인사로 꼽힌다.

1968년생인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국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대학시절을 외국에서 보낸만큼 경력도 외국계 기업에서 주로 쌓아왔다.

모니터그룹 코리아 파트너(부사장)를 거친 그는 2007년 SK텔레콤에 입사했다. 재직 기간은 1년 남짓으로 길지 않다. 당시 SKT는 하나로텔레콤 인수(현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신규 플랫폼 론칭 등 통신과 비통신 전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전략실장과 인간중심혁신(HCI)그룹장을 겸임하며 사내 컨설팅을 주도했다. HCI는 신사업 아이디어 발굴을 맡았던 조직이다. 11번가와 툰도시 등 2000년대 SKT가 시도했던 플랫폼 신사업이 이곳에서 출발했다.

SKT를 떠난 홍 사장은 컨설팅 업계로 돌아갔다. 올리버와이만 사장,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러던 중 구광모 회장 1기 영입인사로 2019년에는 LG그룹 경영전략부문장 겸 사장으로 합류했다.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 발굴, 인수합병 추진 등이 그의 미션이었다.

◇비핵심 사업 과감히 포기…빅테크 손잡고 통신·AI 집중

그룹에서는 홍 사장이 LGU+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에 맞춰 홍 사장도 취임 직후부터 사업 구조 재편에 착수했다. CEO 직속이던 인피니스타, 아이들나라 등을 컨슈머 부문 산하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취임 100일차에는 인피니스타 조직 정리 계획을 밝혔다. 인피니스타는 스포츠 중계플랫폼 '스포키' 등 신사업을 추진해 왔다. 새로운 플랫폼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AI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최근에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스튜디오X+U 분사도 논의 중이다. 드라마 제작과 LGU+ 본업에 큰 연관성이 없어 분사하는 게 본사와 사업부 모두에게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작용했다.

대신 빅테크와의 협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5 행사에서 LGU+는 구글과 AI 전방위 협력안을 발표했다. LGU+가 자체 개발한 AI에이전트 '익시오'에 구글 제미나이를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양사는 제미나이를 이용해 통화 맥락 분석, 통화 내용 요약·추천, 행동 제안 등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2028년까지 공동 AI 사업을 추진해 3억달러(약 4400억원) 규모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홍 사장은 최근에도 GTC 2025 참석차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구글과 다시 만났고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졌다.

홍 사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또 다른 분야는 B2B다. 그는 통신사의 사업 모델이 변하고 있다며 통신망 제공이 아닌 SaaS 서비스로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을 외부에 공개한 건 아니지만 통신사뿐 아니라 IT 서비스 기업들과 경쟁할 것으로 관측된다. LGU+는 고객사의 AI, 클라우드 도입 수요를 흡수해 컨설팅과 구축 작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LGU+를 '젊은 기업'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AI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려면 탑다운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저연차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며 경영진이 파악하지 못한 트렌드를 발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업계서는 홍 사장이 LGU+만의 경쟁력을 어떻게 발굴해 나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AI SaaS 사업은 통신 3사와 IT 서비스 기업이 일제히 뛰어든 분야이기 때문이다. 전도 유망하다고 꼽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홍 사장은 컨설팅기업 재직 시절에도 정보통신, 테크 분야를 꾸준히 봐 왔다"며 "이미 레드오션인 통신사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고민해온 만큼 속도감 있게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라고 그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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