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6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이 또다시 발군의 지식재산권(IP) 활용력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는 웹툰을 국내 최고 게임으로 재탄생시키더니 이제는 무려 20년 전에 유행했던 '올드' 게임을 되살려 매출 1위에 올려놓았다. 최근 우수 IP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IP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넷마블의 역량은 가볍게 볼 수 없는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넷마블 'RF온라인넥스트' 흥행 성공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게임 'RF온라인넥스트'는 지난달 20일 출시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양대 모바일게임 앱마켓(구글플레이스토어·애플앱스토어) 모두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절대적인 아성을 자랑하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2위로 밀어내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의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넷마블은 2020년 CCR로부터 원작 'RF온라인' IP를 인수한 이후 신작을 개발하는 동안 흥행을 위한 서사를 먼저 깔았다. 바로 원작을 웹소설·웹툰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PC게임이었던 원작은 2004년 출시 이후 글로벌 54개국에서 무려 2000만명 넘는 이용자에게 사랑을 받았었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게임 출시 1년 5개월 전이었던 2023년 10월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웹소설 '배드본블러드'이 연재됐다. 웹소설 연재가 끝나가는 시점이었던 2024년 11월부터는 동명의 웹툰이 연재됐다. 원작을 경험한 이용자의 향수과 함께 원작이 낯선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이었다.

웹소설·웹툰의 흥행은 자연스럽게 21년 만의 후속작 'RF온라인넥스트'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어찌 보면 넷마블은 게임 출시 무려 1년 5개월 전부터 미리 웹소설을 필두로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통상 신작 마케팅은 출시가 다가왔을 무렵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임업계의 오랜 통념을 보기 좋게 깨뜨린 셈이다.

◇트랜스미디어 전략 적중하나

IP 가치를 극대화하는 넷마블의 능력은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편이다. 넷마블은 오래전부터 자체 IP를 고집하던 경쟁사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외부 IP라도 우수하다면 로열티비용을 감내하고 활용하고 있다. 반대로 경쟁사들은 최근 들어서야 외부 IP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미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보유한 넷마블은 경쟁선상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넷마블이 외부 IP로 흥행시킨 작품은 '마블퓨처파이트', '리니지2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레볼루션', '일곱개의대죄:그랜드크로스', '제2의나라:크로스월드',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 등이 있다.


그동안은 외부 IP를 게임으로 재탄생시키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게임을 넘어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이를 아예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전략이라고 일컬었다. 또한 트랜스미디어를 미래 성장 전략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배경에서 'RF온라인넥스트' 흥행은 적잖은 의미를 품고 있다. 빛이 바랬던 'RF온라인'을 웹소설과 웹툰, 그리고 새로운 게임으로 다시 다듬으며 IP의 생명력뿐만 아니라 잠재력까지 되살렸기 때문이다. 이는 방 의장의 트랜스미디어 전략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