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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대금 최소 5조..실탄마련 어떻게? '현금부자' 외부조달은 후순위...회사채, PF 등 병행할 듯

김익환 기자공개 2012-01-17 09:26:38

[편집자주]

롯데의 석유화학 사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유통사업을 넘어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는 이미 '2018년 매출 40조, 아시아 넘버원 화학기업'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비전 달성에는 디딤돌과 걸림돌이 공존한다. 롯데 석유화학 사업의 전략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2년 01월 17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금을 확보하라."

롯데 정책본부는 2008년 계열사에 자금동원령을 내려 보낸다. 외화표시채권을 찍어 향후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호남석유화학도 같은해 엔화표시채권을 발행해 2151억 원을 조달했다.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취했던 롯데 석유화학 계열사는 이후 외부조달 접촉면을 넓혀나간다. 외부조달과 맞물려 타이탄케미칼 인수를 비롯한 사업 확장 전략도 본격화했다.

롯데 유화부문이 비전을 달성하려면 충분한 실탄이 뒷받침돼야 한다. 시설투자 및 인수합병에 쓸 자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수대금만 최소 5조원, 시설투자금도 적잖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물론 호남석유화학·케이피케미칼은 풍부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영업현금으로 매년 2조원대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그 까닭에 외부조달은 실탄마련 계획의 후순위로 둔다. 다만 규모가 큰 인수금융을 꾸릴 땐 외부조달이 점쳐진다. 조달방식은 일본 금융회사의 지원을 받는 회사채로 자금을 마련할 여지가 크다.

◇ M&A 예고…인수대금 최소 5조 전망

롯데 유화부문이 매출 40조원 비전에 도달하려면 기존 계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설비 증설과 신설이 계획만큼 진행 돼도 매출 목표치를 맞추기 어렵다. 인수합병(M&A)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호남석화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사업, 여수NCC 증설, 타이탄 증설을 비롯한 투자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가 실현되면 2018년 연결기준 매출이 30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에 따르면 2018년 호남석유화학 기존설비에서 매출 20조원,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규설비에서 매출 10조원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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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호남석화의 2015년 매출 전망치는 21조원으로 추정된다"며 "2015년 이후 물가성장률 수준인 3%씩 성장한다고 볼 때 2018년 매출 규모는 30조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 목표에서 부족한 부분인 매출 10조원은 인수합병(M&A)으로 달성해야 할 몫이다. 매출 10조원대의 매물(현재가치 미적용)을 집어삼켜야 한다는 것이다. 주가매출배율(PSR) 1배를 적용할 때 매출이 10조원인 기업의 인수대금(지분100%인수)은 1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분 50%를 인수한다고 해도 5조원대 인수자금이 필요하다. 인수자금만 놓고 보면 타이탄케미칼 수준의 기업을 3~4개 더 인수해야 한다.

◇‘현금부자' 롯데유화, 내부자금으로 투자 충당

호남석화는 현금부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조7174억 원이다. 향후 3년간 2조원 안팎의 EBITDA가 기대된다. 계획된 시설투자비를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는다.

호남석화 관계자는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이 당분간 없는 마당에 굳이 외부조달할 계획은 없다"며 "지난해 회사채로 5000억원을 조달하는 등 자금이 넉넉하기 때문에 올해 차입계획은 따로 잡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남석화는 여수NCC 증설·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사업을 비롯해 투자계획 규모가 6000억~7000억원에 이른다. 3~4년에 나눠서 투자금을 집행한다고 가정하면 호남석화에 부담없는 수준의 투자금이다.

파키스탄 카라치 공장 증설 투자금 4500억원도 모회사인 케이피케미칼이 외부조달 없이 내부금으로 충당하고도 남는다. 케이피케미칼은 매년 EBITDA 창출규모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6000억원이 넘는다. 호남석화에 인수된 후 차입금을 수년간 '0'으로 유지한 점을 감안할 때 외부조달 가능성은 작다. 2010년 신용등급을 받아 외부조달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등급만 받은 채 외부조달에 나서지는 않았다.

◇ 인수금융·인도네시아에 시선 집중…인수금융 외부조달 2.5조?

호남석화 외부조달의 변수는 인수금융과 인도네시아 투자다. 최소 5조원대인 인수금융과 인도네시아 투자비(50억달러) 규모가 적잖기 때문이다. 비상시기를 대비한 현금 완충장치(cash buffer)를 구축하기 위해 자금을 여유있게 쥐고 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저렴한 조달 통로를 굳이 닫을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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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호남석유화학

실제로 사업확장이 본격화한 2007년부터 외부조달 규모는 커졌다. 외부조달 방식은 대부분 회사채다. SMBC, 미즈호코퍼레이트 은행을 비롯한 일본 금융회사의 지원사격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본 금융회사는 일본 롯데 계열사 신용등급을 한국의 국가등급보다 높게 쳐준다"며 "롯데가 채권을 발행하면 일본계 투자자가 몰려 조달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석화 관계자도 "은행 시설대출은 규모도 크지 않고 회사채 금리보다 최소 200bp(1bp=0.01%) 높아 은행 시설대출을 이용할 유인은 없다"고 말했다.

그간 인수금융에서도 회사채의 역할이 컸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통상 롯데가 인수대금의 40~50%를 차입금으로 조달한다고 분석한다.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인수금융이 대표적이다. 호남석화는 인수대금 1조500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을 채권(회사채 3000억원, 외표채 4억달러)으로, 나머지 8000억원을 내부현금으로 꾸렸다. 향후 인수금융의 50%를 회사채로 조달할 여지가 높은 셈이다. 5조원대의 인수자금을 감안하면 2조5000억원의 인수금융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투자금도 외부조달 가능성이 높다. 통상 플랜트 투자금을 100% 지분 출자로 꾸린 사례는 극히 드물다. 투자금의 70%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차입하는 게 대부분이다. 호남석화가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수르길 프로젝트도 투자금의 65%를 차입한다. 그 까닭에 인도네시아 NCC투자금의 70%인 35억달러 안팎은 PF로 꾸릴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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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호남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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