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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태양광'이 어두운 이유

김익환 기자공개 2012-02-13 10:00:00

이 기사는 2012년 02월 13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의 승부수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지난 6일 웅진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웅진코웨이 매각을 두고선 '시장가치가 고점일 때 파는 현명한 판단'으로 의견이 좁혀진다. 다만 태양광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사업전략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자금조달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령탑 교체를 단행한 웅진 태양광 계열사는 사업방향과 전략이 뚜렷하지 않다. 큰 그림은 있다. 지난 6일 사업구조 혁신안을 통해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단결정 웨이퍼 세계 1위, 웅진폴리실리콘은 글로벌 톱 3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비전은 튼실하지만 각론은 부실하다.

웅진에너지나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11월 각각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교체된 유학도 웅진에너지 전 대표는 미국 태양광 업체인 선파워 부사장 출신이다. 백수택 웅진폴리실리콘 전 대표는 OCI 상무 출신이다. 태양광 전문가로 정평이 난 유 대표와 백 대표는 각각 선파워 및 OCI 사업전략을 웅진에 이식했다. 웅진폴리실리콘의 증설계획은 OCI와 판박이였다. 웅진에너지는 선파워로부터 기술과 전략을 고스란히 이전받았다.

하지만 대표가 교체된 뒤 과거 전략을 유지할지 말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핵심인 증설계획도 불확실하다. 한 웅진그룹 관계자는 "대표가 교체된 후 사업방향이 바뀔 것이지만 구체화된 게 없다"고 말했다. 태양광 사업에 전력을 쏟겠다고 밝혔지만 전략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자금조달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태양광 사업은 이제 펀딩(Funding) 싸움으로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 제품가격이 바닥을 기고 있어 규모의 경제로 생산비를 한 푼이라도 절감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웅진도 태양광 시설투자비로 1조3000억 원을 배정하고 자금조달에 나섰다.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으로 1조원 안팎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매각대금을 태양광 사업에 전부 쓰지는 않는다. 계열사인 극동건설과 서울상호저축은행에도 자금을 쏟아야 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1년 9월 말 웅진홀딩스와 자회사의 단순합산 총 차입금 규모는 2조5000억 원에 달한다. 웅진코웨이를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는 차입금 갚기도 빠듯한 셈이다.

문제는 향후 차입여건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캐시카우'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면 웅진그룹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웅진코웨이 매각이 웅진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시중은행 몇 곳은 웅진의 여신 규모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웅진이 공언한 대로 '태양광 글로벌 톱3'가 되려면 2조~3조 원대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건 업계의 상식이다. 그만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태양광 메이저 업체로 거듭날 것이란 웅진의 포부는 좋다. 하지만 뒷받침 할 능력이 없다는 점은 우려된다. 물론 윤석금 회장은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결단으로 성공한 바 있다. 1997년 알짜인 '코리아나 화장품'을 매각해 웅진그룹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윤 회장의 성공 사례만으로 태양광 사업에 대한 우려를 씻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전략과 능력으로 입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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