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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속출…대기업만 남고 다 사라졌다 중소기업→중견기업, 잉곳·웨이퍼·셀·모듈→폴리실리콘 위기 전이

이상균 기자공개 2012-12-14 14:09:08

이 기사는 2012년 12월 14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세계적인 불황으로 국내 중소 태양광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공급과잉과 시장진입 장벽이 낮은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생산업체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무상태와 자금조달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중소업체 중에서도 재무상황이 위험 수준에 도달한 곳이 적지 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 기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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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 위기 길어지면서 체력 바닥나

14일 태양광 업계 및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중소 태양광업체들이 파산하거나 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에는 태양광사업을 중단하거나,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곳도 포함돼 있다.

우선 파산업체를 살펴보면 엠파워와 제스솔라, 알티솔라 등 3곳이다. 한국실리콘과 글로실, 세미머티리얼즈, 미리넷솔라, 수성기술, 경원 등 6곳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다. 경동솔라의 경우 지난해 11월 신상솔라에너지에 매각됐다. 심포니에너지 역시 지난 2007년 이 회사를 인수한 ‘신한-국민연금 제1호 PEF'가 2010년부터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나머지 중소업체들의 사정도 바람 앞에 등불 신세다. 렉서는 지난해 매출액 104억 원, 영업적자 74억 원 기록했다. 손실 규모가 매출액의 70%에 육박한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회사 존속이 위협받을 만한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공장 가동율을 20%로 줄였고 전체 인력의 절반을 내보냈다.

솔라파크코리아는 지분 50%를 출자했던 독일의 솔라월드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철수했다. 국내 태양광업체의 전망을 그만큼 어둡게 본 것이다. KPE 역시 지난해 영업적자가 120억 원으로 매출액의 80%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335.3%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대기업 계열이 아닌 중소기업으로 태양광시장에 개별 진입한 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기업에 비해 위기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이다. 현금유동성과 금융권 한도, 차입금 장기화 등과 같은 재무여력에서 열세가 뚜렷하다. 반면 대기업인 OCI와 KCC, 현대중공업, 한화의 계열사들은 별다른 위기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둘러 태양광투자를 축소시키는 등 위기관리에 들어간 것이 주효했고 위기에서 버틸 만한 자금여력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점은 최근 들어 태양광산업의 위기가 중견업체에까지 전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웅진폴리실리콘과 한국실리콘, 수성기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태양광업체의 운명은 내년 초가 분수령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 때가 되면 각 기업들의 체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기업운명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업체는 초토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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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산업의 밸류체인 별로 살펴봐도 상황이 간단치가 않다. 태양광 공정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시스템·발전소 순의 공정으로 이어진다. 이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기술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다. 소수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구조가 형성돼 있다. 반면 공정 단계가 길어질수록 기술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마진도 줄어든다. 잉곳·웨이퍼와 셀, 모듈은 중국 태양광업체의 저가공세가 가장 거센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들 3분야의 생산업체 상황은 재앙 수준이다. 잉곳·웨이퍼 생산업체인 엠파워는 파산했고 글로실과 세미머티리얼즈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셀 생산업체인 제스솔라와 알티소라 역시 파산했고 법정관리 상태인 미리넷솔라는 경영권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다. 모듈업체의 경우 경원이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갔으며 한국철강은 태양광사업에서 철수했다. 경동솔라는 이미 회사 경영권이 넘어갔으며 심포니에너지 역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모듈 생산업체에서 시작된 위기가 셀과 잉곳·웨이퍼를 거쳐 폴리실리콘 생산업체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실리콘의 경영난은 태양광업계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한국실리콘은 2010년 생산량 기준으로 9위에 위치했으며 기술력도 뒷받침 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여기마저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갔다는 점은 그만큼 태양광산업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냉정히 말해 OCI를 제외하고는 국내 태양광업체 중 이번 위기를 버틸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처럼 정부의 과감한 지원 없이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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