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 시장 '잠잠' 모드, 장기화 되나 135일 룰 영향은 일시적…정부 차입규제로 장기화 가능성
한희연 기자공개 2013-02-18 10:15:53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8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 러시를 이루던 국내기관의 공모 해외채권(한국물) 발행이 뚝 끊겼다. 이달 들어 135일 규정(rule) 등 회계 이슈로 민간 발행사는 물리적으로 발행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외화차입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억제 분위기로 바뀌면서 공기업 등의 해외채권 발행도 한산해졌다.연간 결산이 확정되면 한국물 발행을 재개하는 곳들이 속속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막론하고 정부가 불요불급한 외화차입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 1월 중 한국물 9건 프라이싱…달러·엔·스위스프랑·호주달러 등 통화도 다양
한국물은 연초부터 달러, 엔, 스위스프랑, 호주달러 등 다양한 통화의 발행이 시도되며, 전방위 조달이 이뤄졌다.
2013년 들어 발행된 공모 해외채권은 1월 국민은행 유로본드, SK텔레콤 캥거루본드, 한국산업은행 글로벌본드, KT 사무라이본드, 신한은행 글로벌본드, 2월 한국가스공사 스위스프랑, 하나은행 글로벌본드, 남부발전 유로본드, 우리은행 사무라이본드 정도다.
국민은행, 한국산업은행, 하나은행의 달러화 채권의 3년 만기 채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KT의 사무라이본드는 이례적으로 장기물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이변을 낳았다. 연초 발행은 달러화시장에만 치중되지 않았다. 캥거루본드, 스위스프랑화채권 발행이 이뤄지며, 이들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한국기업의 주요 조달 통로로 이용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확인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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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잠한 한국물 시장…이대로 상반기 다 보낼 수도
하지만 공모 한국물 발행시장은 2월 들어 조용한 상태다. 발행 태핑 소식은 간간히 들리지만 2월 들어 프라이싱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한국수출입은행은 2주 동안 해외 전역을 돌며 투자자 미팅을 다녀왔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13일부터 2주간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를 돌며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일부 민간기업과 공기업, 시중은행 등의 발행 태핑 얘기가 돌고 있지만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난 건은 거의 없는 상태다.
2월 들어 발행시장이 잠잠한 것은 규제 이슈와 회계 이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초 구정으로 인해 홍콩 등 아시아 시장이 장기간 연휴에 접어든 영향도 일부 있었다.
2월 중순부터는 대다수의 국내 발행사가 '135일 룰(Rule)' 기간에 걸리게 된다. '135일 룰(Rule)'이란 해외 투자가 대상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 및 증권신고서의 근간이 되는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 시한을 135일로 정한 규정이다. 1월까지는 지난 3분기 결산자료를 가지고 해외 투자가에게 투자 권유를 했지만, 2월 중순부터는 다음 결산자료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투자권유를 할 수 없다. 때문에 해외채권 발행 윈도우가 잠시 닫히게 된 셈이다.
더욱 큰 변수는 해외자본 확대에 대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정부의 경계감이다. 원화용도의 자금을 해외에서 차입하면 안된다는 원칙은 물론이고 외화용도의 자금일지라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신규로 조달하거나 만기자금을 차환하지 말아 달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지난달 30일 최종구 차관보는 세미나에 참석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미시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으로 당장 필요한 자금이 아니면 원화 용도 뿐 아니라 외화 용도일지라도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외화유입 억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채권 발행을 계획했던 기관들이 원화 자금 조달로 선회 또는 수정을 해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대다수 발행사가 본격적 발행 준비보다는, 3월 이후 발행을 위한 시장 상황 점검 등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회계이슈가 사라지면 발행이 재개되겠지만 규제 이슈 등으로 당분간은 지난해 같은 발행 규모 폭발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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