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3월 20일 1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국내 ETF시장에서 수수료가 가장 낮은 상품은 Kstar200으로 연 0.07%이다. 업계 대부분의 관계자는 최근 수수료 인하경쟁이 본격화됐다고 하더라도 이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것은 당분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국내에서는 해외와 다르게 펀드 대차거래에 따른 수익을 운용사에 포함시키지 않아 구조를 맞추기 어렵고 재정상태 또한 넉넉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실확대를 떠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이론적으로 가능한 수수료는 대부분 0.04%를 제시했다.
◇ 대차거래 수익…해외 "Yes", 국내 "No"
대차거래는 개별 ETF가 담고 있는 보유종목을 대차해 그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많이 쓰이는 거래로 매니저들의 수익률을 높이거나 운용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에게만 적용되지만 ETF 대차거래의 주요 수요자들은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숏전략을 쓰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나 자기자본으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프롭트레이더가 주요 대상자들이다.
이 같은 대차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중소종목의 경우 평균 0.1% 내외지만 일부 대형종목의 경우 최대 연 0.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200은 대차거래를 통해 연 0.1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은 연 0.1% 가까운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대차거래로 인한 수익이 개별 운용사에 귀속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블랙록은 이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ETF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대차거래 수익으로 운용 외 수익을 더 얻을 수 있어 ETF수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국내 운용사보다는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차거래 수익이 개별 운용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거래수단인 ETF보유종목의 소유자를 해당 투자자로 한정, 그 수익 역시 투자자에게만 돌아가게 했기 때문이다.
대차거래 수익 같은 운용 외 수익이 적어 국내 ETF의 수수료 인하 경쟁도 한계가 있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일부 운용사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풀어질 경우 과도한 대차거래로 인한 리스크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면서 허용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 ETF만 올인? "힘들다"…이론적 최저 수수료는 0.04%
운용사의 재정상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달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들의 지난 3분기(2012년 10월~12월) 영업이익은 117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7.9%가 줄었다. 펀드 설정액은 같은 기간 317조1000억 원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익은 오히려 떨어졌다.
ETF시장이 커지고 상위권에 진입해야 살아남는다는 절박함이 있어도 그럴만한 여유가 많지 않은 셈이다. ETF운용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상품을 띄우기 위해 회사 전체의 이익까지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론적으로 가능한 수수료로는 0.04%가 제시됐다. Kstar200의 연 0.07%보다도 0.03%포인트가 낮은 규모다. 이는 수수료 가운데 판매(0.01%)·신탁(0.01%)·사무수탁(0.02%)보수를 가장 낮은 수치로 동일화하고 개별 운용사의 실질적인 수익인 운용보수 역시 가장 낮은 0.01%로 가정한 것이다.
사무수탁보수가 0.02%인 것은 결정권한이 한국예탁결제원에 있기 때문으로 이는 현재 가장 낮은 규모다. 실제로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 운용사들은 운용보수를 제외한 나머지 보수부분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ETF운용 관계자는 "그러나 운용보수 0.01%는 ETF시장이 지금보다 수 배 이상 커져 다른 부분에서 수익보전이 가능할 때나 고려할 수 있다"면서 "그마저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일부 상품에만 한정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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