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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금·은 ETF, DLS로 등장 동양증권 기초자산으로 설정…쿠폰수익률 높이기 목적

이상균 기자공개 2013-03-21 13:08:27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1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로 금·은 ETF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파생결합증권(DLS)이 등장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현물 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것과는 차이가 큰 상품이다. 발행사인 동양증권은 최근 쿠폰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ELS를 대체하기 위해 신상품을 내놨다.

◇SPDR ETF·iShares ETF, 런던 금은가격지수 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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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이 이 상품을 출시한 것은 지난 3월 중순이다. 당시 DLS 177호와 179호의 기초자산으로 SPDR Gold Trust ETF(이하 SPDR ETF)와 iShares Silver Trust ETF(이하 iShares ETF), Brent(북해산 브렌트 원유) 최근월 선물을 설정했다.

두 상품 모두 상품구조는 동일하다. 월지급식으로 쿠폰수익률은 월 0.875%(연 10.5%)다. 만기는 3년, 조기상환은 발행 이후 6개월마다 가능하다. 배리어는 95-95-90-90-85-85이며 녹인(knock in)은 55다. 청약이 3일 간격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일반적인 월지급식 DLS와 비교해 상품구조에서 특징이 없지만 눈여겨봐야 할 부문은 기초자산이다. 이중에서도 SPDR ETF와 iShares ETF가 수익률의 키를 쥐고 있다. Brent 최근월 선물은 시장에서 흔히 사용돼 인지도가 높다.

우선 SPDR ETF는 런던 금 가격지수(GOLDLNPM)를 추종하는 미국의 금 현물 ETF다. 운용은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s)사가 맡고 있다.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자거래소인 NYSE Arca에 상장돼 있다. BlackRock사에서 운용하는 iShares ETF의 추종지수는 런던은가격지수(SLVRLN)로, 역시 NYSE Arca에 상장돼 있다. 이들 두 기초자산의 가격정보는 뉴욕증권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두 기초자산은 실제 금·은 가격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19일 기준 SPDR ETF와 런던 금 가격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94, iShares ETF와 런던 은 가격지수는 0.91에 달한다. 0.06~0.09의 차이는 2개 ETF의 운용사가 챙기는 각각 0.4%(SPDR ETF)와 0.5%(iShares ETF)의 수수료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금·은 가격지수와 거의 100%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가격지수와 다른 점은 이들 ETF는 운용자산을 금과 은 현물을 사들이는데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가격추이를 살펴보면 모두 하향세가 뚜렷하다. SPDR ETF는 작년 5월 170대를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지수는 150대까지 떨어졌다. iShares ETF는 지난해 4월 38을 찍은 이후 점차 낙폭이 커지고 있다. SPDR ETF에 비해서는 반등 움직임이 거세긴 했지만 현재 27까지 밀린 상태다. 이 같은 하향세는 최근 금과 은 가격의 하락세와 연관돼 있다.

바꿔 말하면 이들 ETF가 기초자산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갖췄다는 얘기가 된다. 그동안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향후 반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설사 가격이 하락해도 녹인을 칠 정도인 50%까지 빠질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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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iShares Silver Trust ETF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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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SPDR Gold Trust ETF 추이

◇ETF, 가격지수보다 변동성 높고 유동성 많아

사실 이들 ETF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기초자산이다. DLS 시장에서 널리 통용되는 금과 은 가격지수보다도 더 낯설다. 이는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 리테일 시장에서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조한 청약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증권이 이들 ETF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이유는 파생상품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ELS의 투자매력이 급감한 탓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떨어지면서 ELS의 쿠폰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19일 기준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16.41로 여전히 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다. 쿠폰수익률의 하락은 일반투자자들이 ELS 투자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전문적인 투자지식이 떨어지는 일반투자자들은 ELS의 투자리스크 보다는 쿠폰수익률의 높낮이를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양증권 역시 급격히 떨어지는 ELS 쿠폰수익률로 고민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DLS에 눈을 돌렸다. 기초자산 검토 대상에는 금과 은을 비롯해 백금과 팔라듐, 설탕, 옥수수, 대두 선물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중 곡물은 기후변화에 따른 투자리스크가 크고 가격급락이 잦아 대상에서 제외했다. 백금과 팔라듐의 경우 일반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반면 금과 은은 정보접근이 쉽고 일반투자자들에게 낯익은 재료라는 것이 장점이었다.

여기에 금과 은 가격지수보다 ETF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할 경우 쿠폰수익률이 더 높아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가격지수에 비해 ETF의 유동성이 많고 변동성도 높아 쿠폰수익률이 더 높게 나온다"며 "ETF 포워드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도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품은 메릴린치가 설계해 운용과 리스크헤지를 직접 맡는다. 동양증권은 이 상품을 판매하고 판매수수료를 챙기는 형태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아직 미미하다. DLS 177호는 청약금이 76억 원. 179호는 50억 원이 모였다. 다만 최근 비슷한 DLS의 범람으로 청약 취소가 종종 일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성과다. 월지급식임에도 불구하고 연 10.5%라는 높은 쿠폰수익률이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는 분석이다.

동양증권은 이미 후속작을 내놓았다. SPDR ETF와 iShares ETF,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계한 DLS 180호와 182호를 출시했다. 지난 19일부터 청약을 실시해 오는 22일 마감한다. 이중에서도 DLS 180호는 177호, 179호, 182호가 월지급식 상품인 것과 달리 스텝다운 조기상환형 상품이다. 쿠폰수익률이 11%, 더미는 33%로 가장 높게 설정돼 있다. 상품구조는 95-95-90-90-85-85이며 녹인은 55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내주에도 SPDR ETF와 iShares ETF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한 DLS는 선보일 계획"이라며 "최소 10% 이상의 쿠폰수익률은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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