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줄어든 코스피200, 선호도 하락 39개월만에 ELS 기초자산 1위 자리 내줘…해외증시 선호도는 상승
이상균 기자공개 2013-04-03 15:22:26
이 기사는 2013년 04월 03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200이 역대 최저 변동성을 기록하면서 국내 ELS시장 기초자산 선호도의 1위 자리를 빼앗겼다. 2010년 1월 이후 최초다. ELS 기초자산 설계에서 필수 옵션 1순위로 꼽혔던 과거와 비교하면 위상이 예전 같지가 않다. 변동성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증권사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코스피200 변동성 15.45…역대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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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NICE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코스피200은 ELS 기초자산으로 197건이 설정됐다. HSCEI(384건)과 S&P500(248건)에 이어 3위다. NICE채권평가가 2010년 1월부터 ELS 기초자산 월별집계를 한 이후, 코스피200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39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국내 ELS 시장에서는 사건이라고 평가받을만하다.
코스피200이 38개월 동안 1위를 차지하는 동안 2, 3위 자리는 수시로 바뀌었다. 2위 자리에는 HSCEI가 29개월, S&P500이 10개월 동안 위치했다. 3위 자리에는 S&P500이 10개월, HSCEI가 9개월, 삼성전자가 7개월, 포스코가 5개월, 현대차가 4개월, 현대중공업이 2개월, KB금융과 삼성전기가 각각 1개월 동안 자리했다.
코스피200은 그동안 ELS 시장에서 필수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정보접근성이 좋고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지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증시라는 상징성도 더해졌다. 역사적 변동성을 살펴봐도 코스피200이 50% 이하로 떨어진 사례도 극히 드물어 녹인(knock in) 우려도 적었다.
지수 추이도 안정적이었다. 최근 1년간 최고점은 2012년 4월6일 269.97, 최저점은 2012년 7월25일 233.49다. 최저점과 최고점의 격차가 15.6%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지수흐름도 250 안팎에서 형성됐다.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가 발행됐다면 지난 1년간 녹인은 커녕 배리어 밑으로 떨어지는 사례도 극히 드물었다는 얘기다. 자연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기상환 기회도 잦아진다.
문제는 코스피200의 낮은 변동성에 있다. 지난해 4월4일 17.32를 기록한 V-코스피200 지수는 5월부터 6월까지 25 안팎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에는 9개월째 지속적인 내리막이다. 지난해 9월 20 밑으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초에는 15까지 추락했다. 올해 4월 2일 기준으로는 15.45를 기록했다. 역사적 변동성으로 살펴봐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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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이 낮으면 ELS를 운용하는 증권사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증권사는 기초자산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고, 오르면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변동성이 떨어질 경우 이 같은 운용방식이 한계에 봉착한다.
지금처럼 코스피200이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보이면서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에는 운용부담이 더욱 커진다. 약속된 쿠폰수익률을 지급해야 하는데 운용수익률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스피200의 낮은 변동성은 ELS의 쿠폰수익률을 낮추는 주범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그만큼 반감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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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대안 없어…일시적 현상
결국 증권사들이 코스피200에 실망한 나머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HSCEI와 S&P500 등 해외증시다. 지홍식 NICE채권평가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이 되면서 증권사들의 관심이 해외증시로 옮겨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국내 종목들에 대한 기초자산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ELS가 단기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코스피200의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상승 추세의 HSCEI가 최근 하락하면서 향후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기초자산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HSCEI의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반대로 코스피200 선호도는 낮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ELS를 1년 이내 조기상환하는 단기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기초자산의 방향성만을 중요시 여긴다는 방증"이라며 "ELS는 기초자산간 상관관계를 고려해 설계해야 하는데 이처럼 방향성만 보고 설계하면 갑작스런 급락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200의 퇴조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코스피200을 대체할만한 기초자산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변동성이 조금만 개선된다면 다시 선호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발행량은 2조9600억 원으로 HSCEI(1조4000억 원)와 S&P500(1조300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며 "코스피200의 ELS 발행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발행규모는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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