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8월 21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 중인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주관사단에 지급되는 인수수수료를 4억 9000만 원가량으로 확정했다. 실권수수료는 최종 실권 물량의 1%로 책정됐다. 주관사단이 과거 공사 측에 거래를 제안하면서 써낸 수수료율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공사 특성을 감안할 때 주관사가 이번 거래를 수행하면서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사실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주관사단의 기본 인수수수료를 모집총액의 0.07%(7bp)로 산정했다. 공사가 이번 증자로 조달할 예상 자금은 6995억 원가량. 따라서 주관사단에 배정된 인수수수료는 약 4억 9000만 원으로 집계된다.
의무 인수 비율에 따라 대표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인수수수료의 50%를, 공동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와 현대증권은 25%씩을 자기 수입으로 챙기게 된다. 우투증권 2억 4000만 원, 신한금투·현대증권 1억 2000만 원 수준이다. 올 하반기 랜드마크 딜로 꼽히는 거래치고는 수수료가 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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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공모 후 실권주 잔액인수분에 대한 실권수수료는 개별 증권사 인수 의무 금액의 1%로 책정됐다. 가스공사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과 일반공모를 거친 뒤에도 미달한 주식에 대해 대표·공동주관사가 각자의 인수 의무 비율에 따라 자기 책임으로 떠안는 구조다.
실권수수료율은 해당 거래에서 실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클수록 높아지는 게 보통이다. 과거에 진행된 대규모 유상증자와 비교해 가스공사 거래의 실권수수료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일례로 지난 2009년 약 8000억 원 규모로 진행된 하이닉스 유상증자에서 대우증권 등 주관사단은 잔액인수 조건으로 실권수수료 5%를 계약했다. 인수수수료는 1.75~2% 수준이었다. 당시 거래는 실권 없이 마무리 됐다.
그렇다고 가스공사 유상증자 일반 청약에서 실권 리스크가 작은 것은 아니다. 주요 주주인 한국전력(24.46%)과 지방자치단체(9.48%) 등이 구주주 청약 불참을 예고해 일반공모로 넘어가는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최근 가스공사 주가의 변동성이 커 일반투자자 심리도 가늠키 어렵다.
주가는 공사가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튿날 3% 이상 오르더니 전날엔 4% 넘게 떨어지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때문에 주관사단은 일반 배정 물량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한전·지자체 등에 부여되는 신주인수권 매매·중개에 주력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회계 검토와 신고서 작성, 마케팅 비용 등에 필요한 경비만으로도 최소 4bp는 빠져 나간다"며 "주관사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여러모로 남는 게 없는 장사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증권사들이 딜 수임에 열을 올린 이유는 가스공사의 자금 조달 행보가 이번 증자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IB업계는 가스공사가 발행할 공사채나 기업어음(CP) 인수·판매 등 유상증자 이후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주관사단에 속한 증권사들이 향후 공사와의 트랙레코드(주관 실적) 축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스공사의 자기주식 유동화 또는 매각 추진 계획에 동참하고, 해외 자원개발 금융 조달을 지원하는 등 현재 거래에서 파생될 굵직한 딜에서 맨데이트를 얻어내는 것이 증권사들의 주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가스공사에 제안서를 내면서 우투증권은 10bp, 신한금투·현대증권은 각각 7bp, 5bp를 기본 수수료로 적어냈다. 이들이 제시한 실권수수료율도 1%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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