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시스템즈, 한진피앤씨 난제들 해법은? 콜롬비아 유전권 매각·BW 투자자 담보 등 해결할 문제 많아
박제언 기자공개 2013-11-25 10:04:37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시스템즈가 한진피앤씨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인수 구조나 절차 등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한진피앤씨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 인해 거래정지 상태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상장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골든나래리츠와의 채무 관계나 콜롬비아 유전 매각건 등 골칫거리가 산적해 있다. 인수예정자인 동원시스템즈가 풀어야 할 과제인 셈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시스템즈는 한진피앤씨를 351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구조는 한진피앤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5400만 주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동원시스템즈의 한진피앤씨 지분율은 69.04%가 된다. 한진피앤씨의 현 최대주주는 이환근 대륭종합건설 회장(5.77%, 139만 6400주)이다. 기존 한진피앤씨 최대주주였던 이종상 한진피앤씨 회장의 지분감소로 인해 엉겹결에 최대주주가 됐다. 증자 후 이환근 회장의 지분율은 1.79%로 희석된다.
동원시스템즈가 이환근 회장과도 한진피앤씨 M&A에 대한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환근 회장의 한진피앤씨 지분 보유는 이종상 회장과의 친분 관계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환근 회장의 지분 보유 목적은 '경영 참여'다. 이 때문에 이환근 회장이 향후 어떤 형태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지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한진피앤씨의 부채도 동원시스템즈가 풀어야 할 숙제다. 한진피앤씨는 지난 9월초 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워크아웃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진피앤씨의 3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155.92%로 은행권과 개인 등 단기차입금은 425억 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을 포함한 장기차입금은 270억 원 규모다. 이자비용만 47억 원이 소요됐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억 원에 불과하다.
한진피앤씨는 골든나래리츠의 BW 조기상환 요구를 들어줄 만한 여력이 되지 않아 무리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었다. 여기에 골든나래리츠는 한진피앤씨가 보유하고 있던 특허 3건에 대해 법원의 압류허가도 받아놓은 상태다. 골든나래리츠 뿐 아니라 현대스위스2저축은행, 장보인트러스트 등 채권자와의 관계 정리도 시급하다. 장보인트러스트의 경우 BW 투자 당시 이자율을 0%로 했지만, 또다른 담보물을 설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광구 개발권 매각도 이종상 회장과 이수영 사장이 풀지 못했던 숙제다. 한진피앤씨는 작년 3월 총 227억 원에 콜롬비아 막달레나 메디로 지역 VMM4구역 유전 자원개발 권리 51%를 매입했다. 그러나 자금난으로 인해 1년만에 개발 권리 매각 작업을 벌였다. 이후 엘오에이치 에너지(LOH ENERGY)에 조건부로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재 25.6%의 지분이 남은 상황이다.
골든나래리츠 BW 조기상환 요구로 인해 시작됐던 유상증자도 무기한 연기 상태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과 증자 주관사의 계약해지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다. 동원시스템즈가 증자 형태로 한진피앤씨를 인수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회사의 재무상황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굳이 또다른 증자를 할 명분은 없어지는 셈이다. 다만, 증자를 철회하게 되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벌점 부과는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예전에 추진했던 증자 방식이나 내용을 바꾸는 형태로 동원시스템즈의 증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한진피앤씨에 대한 내부 실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면서도 "정확한 인수 방식이나 구조 등에 대해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한진피앤씨는 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리종목 상태에서 최대주주의 주식분실로 인한 최대주주 변경건 등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워크아웃 상태의 한진피앤씨가 동원그룹의 품으로 들어가고 자구개선책 등을 마련하고 있어 금융당국에서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진피앤씨에 대한) 내용을 좀 더 면밀하게 봐야겠지만 회사측에서 노력하는 점을 보이고 있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이런 부분들이 반영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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