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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박주환' 경영권 승계..태광실업 지배력 응집 [Company Watch]'무상증여+분할+합병' 활용해 2세 지분↑..해외 계열사도 완전 지배

박창현 기자공개 2013-12-11 10:01: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1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실업이 박연차 전 회장 1인 체제에서 '박 전 회장-2세 박주환' 공동 체제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무상증여와 합병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적통 후계자에게 지분을 넘긴 결과다. 분산돼 있던 해외 계열사 지분도 소유 주체를 모기업으로 응집시켜 지배력을 높였다.

태광실업은 최근 계열사인 ㈜정산의 부동산 투자와 금형·사출개발, 서비스 용역 사업부분 등 전 영업부분을 포괄적으로 양수하는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정산은 태광실업 오너 박연차 전 회장의 아들인 박주환 전략기획실 부실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개인회사다.

태광실업 정산 영업양수도 전후 지배구조도

이 거래로 태광실업 지배구조는 큰 변화를 겪었다. 태광실업은 원래 박연차 전 회장의 지배력(지분율 79.07%)이 절대적이었다. 후계자인 박주환 부실장은 직접 보유지분(9.3%)과 간접 보유지분(㈜정산 보유분 4.26%)를 합쳐도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태광실업이 ㈜정산 사업부를 양수하는 대가로 신주를 제공하면서 박주환 부실장의 지분이 크게 늘었다. 태광실업 신주 3만 3235주를 취득한 ㈜정산은 지분율이 33.18%까지 늘었다. ㈜정산은 6개월 내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어서 해당 지분은 모두 단독주주인 박주환 부실장에게 넘어가게 된다. 궁극적으로 박주환 부실장의 지분율이 39.39%까지 높아지게 돼 부친인 박연차 전 회장과 함께 태광실업 양대 지배 축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태광실업은 수년 전부터 합병,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알짜 지분 무상증여 등을 통해 2세 승계를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박주환 부실장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각각 개인회사인 정산개발과 태광엠티씨를 설립했다. 정산개발은 골프장 업체로 신사업 확장 및 타 계열사 지분 확보에도 활용됐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정산개발은 타 계열사인 태광엠티씨(33%)와 휴켐스(6.25%)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다. 베트남 골프장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정산비나(Jeong San Vina, 50%)'에도 투자했다.

2010년 11월 정산개발이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자산을 모두 ㈜정산에 넘기는 거래를 시작으로 2세 승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태광엠티씨는 운동화 생산에 필요한 기계부품을 태광실업에 주로 공급했다. 태광실업과 사업 관계를 맺으면서 매출의 90% 안팎을 내부 일감을 통해 달성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박주환 부실장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으로 태광엠티씨는 이익잉여금만 470억 원에 달했다.

태광엠티씨는 2010년 12월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330억 원어치에 달하던 휴켐스 지분(4.01%)을 무상으로 증여받았다. 박주환 부실장이 아니라 그의 개인회사인 태광엠티씨에 지분을 증여하면서 납부해야 할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박연차 전 회장의 편법증여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휴켐스 지분 무상증여는 2세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판명이 났다. 이번에 단행된 2세 승계 과정에서 휴켐스 지분이 중요한 중간다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영업양수도를 앞둔 지난달 31일 ㈜정산은 태광엠티씨를 합병했다. 자산가치가 높을수록 영업양도 대가로 받을 수 있는 태광실업 지분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합병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태광엠티씨는 매출액 97억 원 수준의 소규모 계열사지만 휴켐스 지분 덕분에 자산가치가 높았다. 실제 증여받은 휴켐스 지분의 장부가치만 424억 원에 달했다.

㈜정산과 태광엠티씨가 한 몸이 되면서 무상증여 받은 휴켐스 지분도 태광실업 측에 넘겨야 할 자산에 포함됐다. 결국 논란이 됐던 휴켐스 지분은 3년 여 만에 태광실업 지분으로 바뀌어 적통 후계자인 박주환 부실장 소유 재산으로 편입됐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해외 계열사도 양수도 완료 후 일원 체제로 재편됐다. ㈜정산이 지배하고 있던 베트남 신발가공업체 '태광엠티씨비나'와 '베트남 목바이', 베트남 골프장 계열사 '정산비나' 지분이 모두 태광실업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태광실업은 기존 태광비나와 청도태광 등과 더불어 해외 계열사를 총괄 운영하게 되면서 경영 효율성 제고 효과를 노리고 있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정산과 영업양수도 거래는 지난 9일 완료가 됐고 신주도 교부 됐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자사주(2.85%)를 취득하게 돼서 처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해외 계열사는 태광실업이 일괄 경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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