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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S IPO 주관사..외국계 2곳이나 뽑은 이유는 삼성증권 사실상 주관사 역할 추가...골드만·JP모간 '들인 공 남다르다'

정준화 기자공개 2014-05-26 06:50: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3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S 상장 주관사에 국내 증권사 1곳과 외국계 증권사 2곳이 선정되자 국내 IB 뱅커들의 볼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굴지의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가 해외도 아닌 한국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외국계 증권사에 보다 의존하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전일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 JP모간을 상장 주관사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공모규모가 조단위로 예상되는만큼 삼성SDS가 국내사 2곳은 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 19일 삼성SDS가 주관사 숏리스트(예비후보자)로 국내 3사와 외국계 4사를 선정하면서부터 외국계 비중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국내 IB 뱅커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결국 삼성SDS가 국내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선정하자 다른 후보자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숏리스트에 탈락한 일부 후보자들까지도 '외국계에 비해 국내 증권사는 홀대하는게 아니냐'는 관전평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에 손꼽히는 거래를 외국계가 주도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최근 대형 IPO에서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 투자자들을 무리없이 끌어모으는 모습을 보였는데 아직까지 해외투자자는 외국계에게 맡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국내 증권사를 한 곳만 선정한 것은 그룹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은 계열 증권사인 관계로 주관사를 맡을 수 없지만 인수단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또 삼성SDS의 상장을 발표하기 전까지 삼성증권이 그룹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이미 많은 부분을 작업해 뒀기 때문에 국내 파트에서 주관사의 역할이 그만큼 제한적일 수 있다.

아울러 외국계인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의 경우 그동안 삼성그룹에 들여온 공과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해낸 수행 성과를 감안했을 때 2곳을 동시에 주관사로 선정하는데 거리낌이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20년 가까이 삼성그룹에 공을 들여오며 삼성생명 IPO, 아이마켓코리아 매각,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 등 삼성 관련 굵직한 딜에는 대부분 참여했다. 특히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매년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만나 글로벌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변화에 대해 전달하며 다양한 제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다른 IB들에 비해 골드만이 삼성에 쏟는 공은 남다르다"며 "삼성이 요청하는 다양한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전속 외국계 IB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JP모간 역시 지난 2011년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17%를 KCC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며 삼성그룹에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삼성카드는 금융사가 비금융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산법에 따라 2012년 4월 25일까지 에버랜드 지분을 팔아야하는 상황이었다.

일정을 넘기면 강제 매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JP모간은 현금부자인 KCC를 백기사로 끌어들여 삼성그룹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에버랜드 매각건과 관련) JP모간측에 빚을 안고 있었던 셈"이라며 "이번 맨데이트 부여는 당시 매각건에 대한 보상 차원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주관사로 선정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오너가 있는 독립계 증권사로 조직 변동이 비교적 적은데다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삼성 관계자는 "트랙레코드나 맨파워 측면에서 우리투자증권이 나을 수 있지만 최근 대주주 변경 등으로 단기적으로 조직이 불안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투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투자증권 IB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를 한 곳만 선정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들을 크게 따돌릴 수 있는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를 두 곳으로 선정한 것으로 보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해외 트렌치 비중을 보다 높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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