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5월 27일 0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스템통합(SI) 업계도 빅3가 있다. 삼성SDS와 SK C&C, LG CNS가 그 주인공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단연 압도적이다. 기술력 역시 세계 수준이다. 그룹 일감이 성장 동력이 된 것은 맞지만 경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면 빅3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을 것이다.수십 년 간 시장을 호령했지만 최근 균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SI 업체들은 공공 부문 입찰이 전면 제한됐고 경제 민주화 정책에 따라 그룹 일감을 받는 것 역시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빅3도 변화를 모색했다. 삼성SDS와 SK C&C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삼성SDS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규제가 심한 국내 사업 부문은 축소하고 해외 사업에 집중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택했다. 당장 삼성전자 해외 IT 물류 물량을 전부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만 2조 2000억 원 규모의 일감 수임이 기대되고 있다.
SK C&C는 비(非)IT 부문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성장 한계가 명확한 IT 부문 대신 보안과 콘텐츠, 유통 부문 등이 투자 대상이 됐다. 중고차 매매 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정보 자회사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시너지 창출 기반도 닦았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비 IT 부문에서만 862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7% 증가한 수치다.
삼성SDS와 SK C&C는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들고 있는 계열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SDS는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가 모두 개인 지분을 갖고 있고 SK C&C는 지분 38%를 들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다. 양 사 모두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과감한 성장 전략이 힘을 받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LG CNS는 사정이 다르다. ㈜LG 지분율이 85%에 달하고 총수일가 지분율은 3%도 채 안된다. 악화된 시장 환경에 방어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보수적인 경영 기조는 다시 저상장으로 이어졌다. 실제 LG CNS의 최근 3년 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쟁사들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답보 상태지만 LG CNS 역시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역량을 앞세워 최근 그리스에서 관련 사업을 수주했다. 말레이시아 도시철도 통신시스템 사업과 말레이시아 우편물류 정보관리 사업 수주도 가시적인 성과였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무인항공기와 방산 IT 서비스 등 신사업 투자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LG CNS는 철저히 본연의 IT 기술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도와줄 계열사도 과감한 그룹 지원도 기대하기 힘들다. 저성장과 수익성 악화는 예고된 고난이다. 하지만 스스로 강해져 돌아온다면 글로벌 SI라는 수식어는 LG CNS의 몫이 될 것이다. 빅3 중 LG CNS의 행보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다. 국내 SI 업체의 글로벌화는 가능할까. LG CNS가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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