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토종브랜드로 세계 사로잡은 비결은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2008년 인수 오즈세컨, 글로벌 브랜드로...트렌드 반영한 브랜드 발굴 '관건'
장소희 기자공개 2014-07-17 09:13: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5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패션시장의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미디어가 발달하고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SPA(제조·유통일괄화) 브랜드가 생겨나며 패션 트렌드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패션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맞춰 수입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고 SPA브랜드 발굴에 나서는 등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반면 SK네트웍스는 최근 수입브랜드보다 토종브랜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DKNY 등을 수입하며 일찌감치 국내 패션시장에 자리잡은 SK네트웍스가 최근 5년 사이에는 자체 브랜드로 해외시장 공략에 더 적극적이다.
해외시장 공략 선봉에 선 것은 여성복 브랜드 '오즈세컨'이다. 2009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것에 이어 미국, 일본 등 패션 선진시장에도 진출해 토종 브랜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뒤이어 '오브제', '루즈 앤 라운지'도 해외로 발을 넓혔고 '세컨 플로어' 등 후속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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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세컨은 2008년 SK네트웍스가 인수한 패션회사 '오브제'의 대표 브랜드였다. 국내 대표 디자이너 강진영, 윤한희 씨가 20여년 간 키워 온 브랜드를 SK네트웍스가 이어받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든 셈이다.
인수 당시에만 해도 대기업에 인수될 수 밖에 없는 국내 패션브랜드의 한계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여론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보면 오브제는 SK네트웍스 품에 안긴 덕에 세계로 발을 넓힐 수 있었다.
SK네트웍스는 오브제를 인수한지 1년만인 지난 2009년 중국시장 진출을 꾀했다. 상대적으로 타깃 연령층이 높고 가격대도 높은 브랜드 '오브제'보다는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발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오즈세컨으로 공략을 시작했다. 오즈세컨은 지난 1997년 론칭한 브랜드로 여성스러우면서도 특별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스타일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중국의 고급 백화점과 쇼핑몰 입점에 주력했다. 상하이의 고급 쇼핑지역인 신천지(新天地) 진출을 시작으로 베이징과 항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도 대형 백화점이나 고급 쇼핑몰에 입점했다. 중국의 경우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브랜드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브랜드 컨셉과 상품 구색, 출고 시기 등도 동일하게 유지하는 전략을 썼다.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평판이 높아지며 매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거의 매해 100%가 넘는 매출신장률을 나타내며 지난해 기준 해외에서만 750억 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중국시장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판단, 현재는 SK네트웍스 내부에 중국패션사업본부를 따로 두고 집중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오즈세컨은 2011년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 국내 여성복 브랜드로는 최초로 미국 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에 입점해 유명세를 탔다. 세계 패션시장을 선도하는 뉴욕의 입지에 걸맞게 국내와 중국과는 다른 라벨을 붙여 판매했다. 오즈세컨의 기본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에 변형을 가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미국 최고의 백화점인 바니스 뉴욕에서도 오즈세컨의 인기가 이처럼 많을 줄 처음에는 아무도 상상 못했다"면서 "동양의 신비로움이 느껴지면서도 특별한 디자인이 서양 여성들에게 더욱 고급 브랜드로 다가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해외 진출에 더욱 가속이 붙었다. 2012년에는 영국, 홍콩, 일본 등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진출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등에도 진출하며 총 18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여성복 브랜드 사상 최대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사례다.
오즈세컨이 닦아 놓은 길에 후속 브랜드들도 뛰어들었다. 최고급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오브제'는 중국 럭셔리 브랜드 시장에서 디올(Dior), 발망(Balmain) 등 해외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잡화 브랜드 '루즈 앤 라운지'도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시장에 빠르게 자리잡았다.
오즈세컨이 단순히 브랜드나 제품 수출 형태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는 평가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과 형성한 네트워크로 판로 개척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앞선 트렌드를 반영한 브랜드만 잘 내놓으면 해외사업에서 승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패션사업 외에 해외 각국에서 사업을 하며 닦아 놓은 기반이 있어 브랜드력만 있으면 해외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은 상대적으로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라며 "얼마나 세계 트렌드를 반영하는 브랜드를 내놓느냐가 향후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의 관건"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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