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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메디슨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지배구조상 하단부 소유·사업구조 재편 속 향후 움직임 주목

문병선 기자공개 2014-09-04 10:03:24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2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상 맨 하단에 위치한 계열사 소유구조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남아 있는 회사 중 예전부터 통합설이 솔솔 피어나던 삼성메디슨의 처리 방향도 주목된다.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의 자회사(68.45%)로 그동안 삼성그룹이 말한 효율적 사업구조 재편 명분에 비춰보면 추가 재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도 한국거래소의 합병 여부 조회공시 답변에서 "확정된 것은 없으나 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11곳의 삼성메디슨 해외법인이 삼성전자 해외법인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통합됐고 삼성메디슨의 모든 생산 제품에 '삼성' 브랜드를 사용키로 하는 등 조직 통합도 진행형이다.

2일 삼성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한 계열사 중 아직까지 사업구조 개편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남아있는 계열사 중 삼성메디슨의 처리 방향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메디슨은 2년여 전부터 사업구조 개편 대상에 올라 있었던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곧잘 "어떤 방식으로 든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 그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을 합병할 지, 아니면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서를 독립시켜 삼성메디슨과 통합할 지 여부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해 왔다.

2년여 기간 동안 조직 융합 작업을 벌여 왔고 해외 법인 선통합 조치 등을 취해 놓은 상황에서 삼성메디슨도 조만간 그 개편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일련의 삼성그룹 사업구조·소유구조 개편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하는 등의 사례를 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합병하지 말란 법은 없어 보인다"며 "합병을 하더라도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게 이미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수장이 삼성메디슨을 경영하고 있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삼성전자 인사가 맡고 있어 사실상 삼성전자의 사업부서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그룹 내 사업부 조정 및 지분이동 내역

삼성메디슨을 제외한 일련의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 작업도 단행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SNS를 합병했다. 제일모직(현 삼성SDI) 패션사업부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에 양도됐고, 패션사업을 넘기고 소재 사업을 벌이던 제일모직이 삼성SDI와 합병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했다. 모두 "효율적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라는 게 삼성측 설명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플랜트 사업에서 영역이 겹쳤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을 결의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실적 정체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메디슨 또한 사업이 중복되는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 부서와 합병을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 양측 모두 합병 또는 추가적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실제 합병에는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양측 조직원간 감정의 골이 깊고 융화가 쉽지 않은 내부 불편한 기류 때문이다. 섣부른 합병이나 과감한 조직 개편 등은 그렇지 않아도 삼성 문화에 동화되지 못하고 있는 삼성메디슨 직원에게 자칫 살생부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디슨을 인수한 후 PMI(인수 후 통합)를 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직급 체계에 맞추다보니 기존 메디슨 부장급이 차장급으로 강등되는 사례가 많았고 기존 메디슨 임원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는 등 갈등이 많았다"며 "삼성에 대해 위축감을 가지고 있는 메디슨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하게 되면 조직 분위기가 더 가라앉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던 삼성메디슨 직원들은 그동안 삼성전자 성과급 체계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며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 부서가 매년 1월 지급하는 PS(초과이익배당금)로 개인 연봉의 20~50%를 받은 데 반해 삼성메디슨 직원들은 0%였고 이런 점들은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 두 조직간 간극을 키워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메디슨은 초음파기기에,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서는 다른 의료장비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두 회사간 합병이 얼마나 시너지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

다만 조직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라도 삼성메디슨을 하루 빨리 삼성전자와 합병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삼성측 같은 관계자는 "정해진 건 없으나 인수부터 지금까지 늘 통합이 진행돼 왔고 성과급 등 조직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라도 합병이 필요할 수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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