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한토신, 수탁고 최하위 '경고음' [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수수료 급감, 실적 둔화…차입형 중심 포트폴리오 불균형 심각
길진홍 기자공개 2014-09-23 06:50: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토지신탁의 실적이 올 들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신탁 부진으로 전체 수탁고가 급감한 가운데 주요 수익원인 토지신탁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영업수익(매출)과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신탁보수 줄어...이자수익 의존
한국토지신탁은 올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액)과 순이익이 764억 원, 31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11개 부동산신탁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 노하우와 풍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토지신탁 부문에서 수수료 유입이 지속되면서 흑자경영을 이끌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우선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지표가 작년에 비해 나빠졌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6.2% 14.9% 감소했다. 순익도 작년 상반기에 비해 14.1% 감소했다. 이처럼 순익이 줄어든 이유는 신탁보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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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보수는 32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했다. 신탁수수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토지신탁 보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무궁화·국제·코리아 등 후발 주자들이 가세하고, 한국자산신탁 등의 경쟁사들이 토지신탁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가운데 영업수익의 절반 가까이를 이자수익으로 채웠다. 대부분 이자수입이 신탁계정대에서 발생했다. 부진한 영업활동으로 인한 영업수익 감소를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발생한 대출 이자수익으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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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형 올인…경쟁심화로 수익성 악화
미래 먹거리인 수탁고 감소는 향후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상반기 수탁고가 6조 7086억 원으로 수탁고 기준 시장 점유율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수탁고 규모가 1조 6436억 원 감소했다. 2년 전에 비해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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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고가 줄어든 이유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담보신탁 영업을 중단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담보신탁을 기피하고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토지신탁에 주력하면서 수탁고가 급감했다 토지신탁 잔고는 상반기 기준 2조 9672억 원으로 전체 44%에 달한다. 올 들어서 담보신탁 수탁고(2조 9005억 원)를 추월했다. 사업의 주력부문이 토지신탁으로 옮겨가면서 수탁고가 급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토지신탁 영업이 이전만 못하다는 데 있다. 그동안 부실채권(NPL) 사업장 증가 등의 요인으로 매년 불어나던 차입형 토지신탁의 증가율이 10.1%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4%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관리형토지신탁은 오히려 수탁고가 줄었다. 전략적으로 영업중심 축을 토지신탁으로 옮겨갔으나 경쟁심화로 담보신탁 감소에 따른 수익성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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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 반토막…"컨트롤타워가 없다"
수탁고 감소와 토지신탁 부진은 현금흐름 창출력 둔화로 이어졌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29억 원으로 작년에 비해 309억 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절반가까이 줄어들면서 체면을 구겼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실적 저하가 경영권 분쟁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신탁의 최대주주는 리딩밸류일호유한회사 몫을 포함해 지분 37.6%를 보유 중인 엠케이전자다. 작년 말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으나 2대주주인 아이스텀앤스트러스트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2대주주가 지분매각을 추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한국토지신탁은 실제로 대부분이 주요 인력들이 경영권 분쟁에 매달리면서 현장 관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은 이에 대해 "차입형 증가는 담보신탁 등의 수수료 덤핑 등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일부 사업장 충당금 환입으로 반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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