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2월 15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영남권 점포 인수 후보로 거론되며 유통업계 '뜨거운 감자'로 잠시 부상했던 지방 할인점 업체 메가마트(MegaMart)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은 회사측의 설명으로 홈플러스 점포를 인수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인수 의지와 관계없이 도대체 어떤 회사이길래 조그만 지방 할인점 업체가 유통업계 변화를 주도할 홈플러스 일부 점포 인수 후보로 지목됐는지 궁금증을 보이는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메가마트는 전국적으로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 할인점 업계에서 꽤 전통있는 업체다. 이마트가 서울 창동에 국내 대형마트 1호점를 개점했던 1993년 말보다 2년이 지난 1995년 메가마트도 자체 첫 대형마트인 부산 동래점(메가마켓 동래점)을 오픈했다.


그러나 시작은 비교적 빠른 반면 업태 변화 대응은 다소 늦어 지난 10여년간 매출 답보 상태를 보이기도 하는 업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전국 곳곳에 대형마트를 개점하거나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는 사이 메가마트는 영남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영남권에서도 최대한 출점을 자제하는 보수적 경영전략을 유지했다.

메가마트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던 해는 2003년이다. 그 해 6684억 원(이하 개별 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했다. 1975년 설립된 이후 주로 수퍼마켓 사업을 했고 2000년 초반 15개의 직영 수퍼마켓과 700여개의 가맹 수퍼마켓 사업을 하다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 뒤였다. 기업 체질을 수퍼마켓 사업체에서 할인점 사업체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당시만해도 2000년 중반까지 20개 이상의 할인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2013년 매출액은 6167억 원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466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0% 감소했다.

메가마트가 출점을 자제하고 보수적 경영전략을 유지했던 이유는 농심그룹의 보수적 경영기조가 영향을 줬다는 게 일반적 평이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7.94%를 갖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농심그룹에 속한다. 신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등기이사를 겸임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대표적 보수 기업인 농심의 경영기조는 메가마트로도 이어졌다.

다만 메가마트는 마트가 위치한 해당 지역에서 1등을 목표로 하는 등 외형보다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펼쳤다. 다른 대형마트와 차별화를 위해 신선식품 위주의 매대를 구성해 주민들 사이에 파고들었다. 2000년초 7개였던 할인점 개수가 지금도 8개인 것만 봐도 메가마트의 보수적 기조를 엿볼 수 있다.

이런 기조는 메가마트에 빛과 그림자를 함께 줬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다보니 영업이익률은 3%에 육박할 정도로 좋아졌다. 홈플러스가 3.8%이고 이마트가 5.6%가량이다. 반면 지나치게 보수적 영업을 해 온 탓에 성장동력이 잘 안보이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의 영남권 점포 인수 후보로 거론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규제 강화와 내수 시장 포화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M&A가 제격이다. 이제 메가마트도 영역 확대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는 인식이 농심그룹의 의지와 무관하게 업계에서 비교적 꽤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면서 홈플러스 일부 점포 인수 후보로 한때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인수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인수 검토를 할 생각도 없다"며 "홈플러스는 공산품 위주이고 메가마트는 식품 쪽 인프라가 잘 돼 있는데, 메가마트가 홈플러스 매장만 인수한다고 해서 홈플러스의 바잉파워까지 함께 가져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메가마트의 재무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메가마트가 공격적 M&A에 나서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메가마트의 현재 부채비율은 179%다. 3분기말 기준 가용현금은 305억 원 정도다. 대형 M&A에 나서기엔 턱없이 부족한 자금과 재무여력이다. 보수적 농심그룹의 경영기조를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재무 여력에서 공격적인 사업이 벌어지기는 난망해 보인다.

그렇다고해서 가만히 있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매출은 갈수록 줄고 있다. 백화점을 인수하고 의류 사업을 부수적으로 하고는 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마트 사업은 진출 지역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유통 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래서 메가마트 경영진이 여러 신사업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심그룹 분위기상 새로운 리스크를 안으려 하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홈플러스 영남권 점포 인수 후보로 거론된 것만 봐도 경영진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이고 과거와 달리 변화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지 궁금증이 이는 시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