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노른자 '매대' 차지한 이마트 연어캔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15-01-29 09:23: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7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마트는 보통 인기상품을 소비자들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배치한다.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대를 바라봤을 때 성인의 목 아래서부터 무릎 위 정도의 위치가 대개 노른자다.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물밑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국내 1위 마트업체인 이마트는 갓 출시한 연어캔 PB제품을 노른자 위치의 매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해당 위치에 있던 인기제품은 바닥이나 천장쪽으로 밀려났다. 제조사들은 갑(甲)인 대형마트의 시장진입에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힘들게 연어캔이라는 신시장을 만들어 놨더니 대형마트가 슬며시 숟가락을 얹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을 정도로 신경전이 가열된다.

연어캔을 최초로 출시한 업체는 CJ제일제당이다. 지난 2013년 4월 연어캔 ‘알래스카 연어'를 출시했다. 1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개발에 성공했다. 출시 후에는 대중화를 위해 또 1년여의 시간과 자금을 투자했다. 배우 이서진을 기용해 지상파광고로 연어캔의 존재를 알렸으며 대형마트에서는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펼쳤다.

비슷한 시기 개발을 진행했던 사조해표와 동원F&B도 각각 같은 해 8월과 9월 순차적으로 연어캔 제품을 내놓고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동원F&B는 TV광고모델로 배우 정우를 기용해 CJ제일제당에 맞불을 놨었다. 최근엔 국민배우 김혜자씨를 모델로 바꿔 또 다른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노이즈 마케팅으로 한 때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 치고 받으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해 전체 시장을 키워냈다. 업계에 따르면 연어캔 시장 규모는 제품이 처음 나온 2013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으로 1년 새 6배나 커졌으며 올해는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마트는 연어캔의 시장성이 충분히 입증된 지난해 11월 오뚜기와 손잡고 연어캔 PB상품을 출시한 후 매대 '노른자' 위치에 집중 배치했다. TV광고를 보고 연어캔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들은 이마트 PB 연어캔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손을 내밀게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제조사들은 이마트가 밑져야 본전인 장사를 한다며 억울함을 피력하고 있다.

이마트 연어캔은 제조를 오뚜기에서 하기 때문에 따로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이 없다는 것.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가 14억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대형마트와 무관한 사업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사실상 연구개발에 쓰는 비용이 없다.

반면 CJ제일제당은 같은기간 연구개발비가 740억원이었으며, 동원F&B는 50억원, 사조해표는 3억원이었다. 또 이마트의 경우 상품이 안팔리면 오뚜기로부터 주문을 중단하면 끝이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대형마트의 PB상품이 제조사들의 개발의욕을 떨어뜨려 식품제조업 생태계를 흐릴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마트 입장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PB상품은 광고를 하지 않는 데다 유통자가 직접 유통하기 때문에 가격이 제조사제품보다 대개 저렴하다. 또 유통업체는 주 업무가 상품 소싱이기 때문에 연구개발비용으로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연어캔 시장이 점차 커지며 생겨난 경쟁이다. 제조사간 치열한 경쟁, 그리고 제조사와 할인점간 치열해진 점유율 싸움은 이 시장이 살아있다는 방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