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애플' 식 구글 동맹 꿈꾸나 TV 중심 가전까지 관계 확대 관측...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기대
장소희 기자공개 2015-07-27 08:24:35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4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구글 피인수설'이 나돌 정도로 구글과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구글의 OS를 탑재한 TV를 중심으로 IoT시장 선점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특히 LG전자는 애플과의 공조관계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전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동맹으로 TV사업은 물론이고 가전사업까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다는 복안이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TV사업에서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얼마 전 증권가를 중심으로 LG전자의 구글 피인수설이 나돈 것도 그간 LG전자가 구글과 맺어온 공고한 동맹관계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TV사업에서 구글과 관계를 맺어왔다. 앞서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5'의 제조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상대적으로 TV사업에서의 관계는 미약했다. LG전자는 지난 201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CES)'에서 처음으로 구글 OS를 탑재한 스마트TV인 '구글TV'를 공개하며 TV사업에서 구글과 관계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지난 3년 간 구글TV의 성적은 참패에 가까웠다. 한국시장에서 구글TV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한계가 있었고, 구글도 자체 TV 출시보다는 플랫폼 공급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LG전자와 함께 구글TV를 출시했던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구글과 관계를 일찌감치 정리했다.
반면 LG전자는 올레드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TV시장 공략을 위해 구글과 다시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TV 글로벌 잠재고객을 약 1억 명으로 추산하고 공동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가 TV사업에서 본격적으로 구글과 협력을 강화한 데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스마트폰시장에서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애플의 모바일AP(Application Processor) 파운드리(foundry, 위탁생산)를 맡으며 공조하고 있다.
덕분에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점유율이 감소해도 모바일AP 납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스마트폰 시장 고도 성장기가 지난 현 시점에도 삼성전자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 같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는 LG전자에도 꼭 필요한 일이다. LG전자는 최근 주력사업인 스마트폰과 TV사업 양쪽에서 죽을 쑤고 있는 탓에 삼성전자와 같은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갖추는데 구글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TV사업 협력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가전분야까지 구글과의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TV로 홈 IoT를 전체적으로 관할하는 콘트롤타워를 세우고 집안의 나머지 가전을 연결해 IoT를 완성하게 된다. 구글 OS 기반의 LG전자 TV를 구매한 고객이 자연스럽게 같은 OS를 기반으로 한 LG전자의 가전을 구입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구글이 LG전자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이유도 사실은 가전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TV의 경우 LG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대로 막강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가전은 품목별로 글로벌 시장 1위를 꿰찬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8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탁기다. 그 밖에도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LG전자의 냉장고, 청소기, 에어콘 등이 선전하고 있다.
LG전자는 이 가운데 TV와 가전을 양대 축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단순히 기능이나 디자인, 브랜드로 승부수를 걸지 않고 구글의 글로벌 OS시장 장악력을 활용해 보다 안정적으로 판매에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과거 스마트폰에서처럼 IoT에서도 구글OS 기반이 주류로 자리잡는 데 승부수를 던진 셈"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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