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손 들어준 日 롯데 이사진 누구? [롯데 왕자의 난]신격호 총괄회장 부인 '하쓰코 가문' 커튼 경영...한국롯데 귀속 강화할 듯
길진홍 기자공개 2015-07-30 08:39:1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9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경영권 복귀 시도가 ‘1일 천하'로 끝난 가운데 차남인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을 도와 이른바 ‘장남의 난'을 수습한 일본롯데 이사진 실체에 관심이 쏠린다.이들은 일본롯데를 이끄는 실세들로 신동빈 회장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향후 신 회장의 한일 롯데경영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롯데 이사진은 모두 7명이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츠쿠다 다카유키(佃 孝之) 외 4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5명이 참여해 만장일치로 해임 안을 결의했다. 전날 신 총괄회장의 이사진 해임 구두 발언에 대한 후속 조치로 사실상 롯데그룹의 주인이 바뀌게 됐다.
대표이사 해임은 일본롯데 경영을 이끌어온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의 뜻을 거스르고, 사실상 일본롯데 후계자로 신동빈 회장을 낙점한 것이다.
츠쿠다 다카유키를 제외한 일본인 이사진 4명은 외부에 한 번도 그 실체를 드러낸 적이 없다. 일본에서도 아는 이들이 극히 드물다.
이사들은 장기간 신격호 총괄회장을 도와 일본롯데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는 일본롯데를 이끌고 갈 수장으로 아버지 대신 차남을 택했다. 이사들은 신동빈 회장을 도와 '포스트 신격호' 시대의 조력자로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동반자이지만 막강한 세력으로 볼 때 신 회장의 견제세력이 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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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롯데를 움직이는 그들은 누구인가.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중역에는 모두 9명이 등재돼 있다.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츠쿠다 다카유키(佃 孝之), 나카이 세이(中井 省), 이소베 테츠(磯部 哲), 카와이 카츠미(河合 克美), 노다 미츠오(野田 光雄) 이마무라 오사무(今村 修) 등이 올라 있다. 올 초 이사직에서 해임된 신동주 전 부회장과 감사인 이마무라 오사무 등을 제외한 7인이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노다 미츠오와 카와이 카츠미는 국내에서 이사(理事)를 뜻하는 취체역(取締役)으로 표기돼 있다.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번 사태의 신동빈 회장 편을 든 주역들로 볼 수 있다.
이사들이 어떤 이유로 신 회장 편에 섰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이들이 오랜 기간 신격호 총괄회장과 손발을 맞춰왔으며, 스미토모 은행 출신의 츠쿠다 다카유키가 오기 전부터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정황상 신격호 총괄회장의 둘째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알려진 대로 신 총괄회장은 스무살 시절 일본에 건너가 껌과 과자를 팔아 가업을 일으켰다. 무일푼이던 그에게 하쓰코 여사와의 결혼은 디딤돌이 됐다.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의 모친은 1930년대 주중 일본공사와 외무상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의 딸로 알려져 있다. 정계의 숨겨진 혼맥이 전후 일본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명을 '시게미쓰 타케오'로 쓸 정도로 하츠코 가문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신 총괄회장과 하쓰코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일본 이름도 각각 '시게미쓰 히로유키', '시게미쓰 아키로'다.
수십년간 하츠코 가문은 롯데홀딩스와 지배회사인 광윤사의 이사진 구성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이사는 신격호 회장이지만 실질적으로 일본롯데를 움직이는 건 하츠코 가문과 그의 우호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표이사 해임과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 등극은 의미하는 게 크다고 할 수 있다. 신 총괄회장 시대를 마무리하고, 차세대를 이끌고 나갈 적임자로 신 회장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일본롯데 이사진의 정책적인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신동빈 회장의 일본 내에서 거침없는 광폭 행보도 이 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그룹의 무대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지는 데 따른 소외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한일 롯데경영은 일본롯데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한국 롯데를 귀속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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