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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롯데·신세계 울린 '中 유통' 안착할까 합작사 설립 차별화 제시, 시장 포화·현지화 걸림돌

연혜원 기자공개 2015-08-11 08:37: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1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공룡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중국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그룹이 반대로 중국시장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10일 중국에서 최초로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몰'을 선보이며 유통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6일 아시아에서 백화점 수가 가장 많은 중화권 유통그룹인 백성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지분 구성은 이랜드그룹 51%, 백성그룹 49%이다. 이랜드와 백성그룹이 선보이게 될 유통점 명칭은 '팍슨-뉴코아 몰(PARKSON-NEWCORE MALL)(가칭)'이다.

이랜드의 중국 사업 진출이 주목 받는 이유는 국내 시장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현지에서 모두 쓴 맛을 봤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 1조 원 적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갈등의 발단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적자 주범은 '롯데마트'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쇼핑 계열사의 지난 5년 간 적자규모만 9124억 원이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 실적을 더하면 손실이 1조 원을 넘는다.

그만큼 중국 내 유통사업은 롯데그룹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롯데그룹은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적자점포 폐쇄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1997년 상하이에 이마트 1호점을 열고, 처음으로 중국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적자규모는 지난해 925억 원까지 늘었다. 결국 2011년 적자점포 11곳을 매각하고, 지난 3월까지 점포 7곳을 추가로 폐쇄했다. 신세계그룹은 꾸준한 경영효율화 작업으로 남은 점포 9곳의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의 중국 사업 부진 원인은 '현지화 실패'와 '해외기업에 불리한 시장 환경'으로 분석된다. 중국 진출 초기,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이유로 국내 운영 노하우를 현지에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결국 비싼 수업료를 냈다. 중국은 한 성(城)이 한반도 면적에 육박하는 만큼 지역별로 문화 차이가 크다. 이로 인해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현지화 작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고도화될수록 해외 기업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점도 걸림돌이다. 글로벌 유통전문 시장조사 기관 칸타르 월드패널은 최근 5년간 중국에서 월마트와 까르푸, 테스코 등 해외 유통기업들이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연쇄경영협회(CCFA)에 따르면 중국 내 100대 유통기업 가운데 매출 및 점유율 1위는 현지 업체인 '화룬'이다.

이랜드그룹이 패션사업으로 중국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유통사업은 분야가 다른 만큼 방심할 수 없다. 중국은 이미 해외 유통기업들의 각축장으로 시장은 포화 상태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전혀 새로운 유통 형태로 승부수를 던질 방침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새로 선보일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몰'은 패션과 외식을 내세운 유통점포로 20·30대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유통기업과의 경쟁은 이랜드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중화권 대형 유통기업인 백성그룹과 합작 형태로 진출했지만 마음을 놓을 순 없다.

롯데그룹도 중국 유통기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진출했지만 현지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랜드그룹은 합작사의 모든 경영을 맡는다고 밝힌 만큼 중국 현지에 최적화된 운영 방식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에서 21년간 패션 사업을 하며 현지 유통업체들을 많이 상대했다"며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고,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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