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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신동빈의 '믿을맨' [롯데 왕자의 난]신동빈 체제 화학사업 재편 주도, 15조 사업 맡기며 '신뢰'

박창현 기자공개 2015-08-11 08:23: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 화학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허수영 대표이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허수영 대표가 이끌고 있는 롯데 화학사업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허수영 대표는 한국에 첫 발을 내딛은 신동빈 회장을 수십 년간 보좌하며 화학 산업을 함께 성장시킨 대표적인 '신동빈 맨'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 회장은 현재까지도 롯데 핵심 화학 계열사를 모두 허 대표에게 맡기고 있다.

롯데그룹의 사업 양대축은 유통과 화학이다. 롯데쇼핑이 유통부문의 선봉장이라면 화학부문의 얼굴은 롯데케미칼이다. 작년 별도 기준으로 롯데쇼핑이 16조 원, 롯데케미칼이 1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나란히 실적 1, 2위를 기록했다. 양 사 모두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자산 총액이 수 십조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 허수영 대표이사 사진
롯데케미칼 허수영 대표이사
허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최고 경영자이자 롯데 화학산업 중흥을 이끈 산증인이다. 아울러 신 회장과도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1976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30년 여 간 롯데그룹 화학 부문을 이끌고 있다. 허 대표는 1999년 호남석유화학 임원진에 이름을 올린다. 전략경영 수립이 담당 업무였다.

2004년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맡게 된 후에는 활동 변경이 더 넓어졌다. 전무로 진급하면서 신동빈 회장을 도와 본사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 때부터 신 회장은 허 대표를 핵심 계열사인 롯데대산유화와 케이피케미칼의 비상근이사로 선임하며 그룹 화학 부문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긴다.

호남석유화학은 신동빈 체제가 구축되면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섰다. 실제 2002년 1조 2296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년 만에 58.7% 증가한 1조 9520억 원까지 뛰어오른다. 영업이익도 543억 원에서 3854억 원으로 7배 이상 오른다. 이듬해에는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며 롯데그룹 성장 동력으로 자리를 잡는다.

롯데 화학부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허 대표는 신 회장이 구상한 화학 계열사 사업 재편의 총대도 멘다. 신 회장이 화학 부문의 대표 전략통으로 성장한 허 대표를 재편 계획을 실행할 적임자로 점찍은 것으로 판단된다.

허 대표는 2007년 롯데대산유화 대표이사에 오른다. 롯데대산유화는 이듬해 호남석유화학에 피합병된다. 허 대표가 합병 사전 정지 작업의 중책을 맡았던 셈이다.

신 회장의 허 대표에 대한 신뢰는 다음 사업 재편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롯데대산유화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은 허 대표는 2008년부터 자회사 케이피케미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케이피케미칼은 매출 4조 원이 넘는 롯데케미칼의 핵심 자회사였다. 허 대표가 대표이사가 수장을 맡은 이후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2011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4조 6402억 원)과 이익(3892억 원)을 달성했다.

최대 실적 달성 후 케이피케미칼은 다시 롯데케미칼과 한 몸이 됐다. 롯데케미칼의 경영 효율화와시너지 창출을 위한 2번의 재편 과정의 중심에 모두 허 대표가 있었다. 신 회장의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허 대표는 2012년 합병 후 신 회장과 함께 통합 롯데케미칼의 대표이사에 오른다. 임기는 신 회장과 같은 2017년 3월까지다.

현재 신 회장은 화학 산업 전반을 사실상 허 대표에게 모두 맡기고 있다. 허 대표는 롯데케미칼 영국법인과 미국법인 등 해외 자회사 관리 업무도 총괄하고 있다. 해외 최대 계열사인 말레이시아 타이탄홀딩스 대표직도 허 대표가 맡고 있다. 허 대표는 2010년 타이탄 인수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타이탄 인수에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롯데그룹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신 회장이 신동주 전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케미칼과 허 대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호황에 힘입어 최대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639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순이익도 790.3% 증가한 4602억 원을 기록했다. 원료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에틸렌 등 주요 생산제품 가격은 크게 오른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최대 실적을 공적으로 우호 세력을 광범위하게 확보하는 동시에 성과 보수와 배당을 통해 개인 자금도 축적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과 수 십년 간 화학 부문을 함께 이끌어 온 허 대표도 신 회장의 편에 섰다. 롯데그룹 사장단은 지난 4일 신 회장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물론 허 대표도 지지 성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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