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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경영권프리미엄 '이중계산' 논란 채권단의 지나친 프리미엄 계산에 거래 공전.."합리적 프리미엄 산정해야" 지적

문병선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5-08-25 10:00:43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5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매각 및 인수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금호산업 매각가격에 포함된 경영권프리미엄의 '이중계산'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 기본가치를 구할 때 일부 경영권프리미엄을 포함시켜 도출한 회계 실사 가격에 다시 한번 경영권프리미엄을 덧붙여 최종 매각가격을 산출한 게 프리미엄을 두번 계산하게 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나오면서다.

그렇지 않아도 시장가격의 3배에 달하는 터무니없는 매각 가격 주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채권단은 경영권프리미엄 '이중계산' 논란이 일자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 후보군에 들었던 재계 한 관계자는 25일 "금호산업의 기업가치를 직접 구해본 당사자로서 요즘 채권단이 거론하는 1조원 이상의 가격은 사실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이 있다"며 "회계법인이 기업가치를 구할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부 반영해서 기업가치를 구하는데 여기에 더해 또 다시 엄청난 프리미엄을 덧붙여 매각가격을 대폭 올리는 것은 두번의 계산을 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가 속한 기업은 한 때 금호산업 인수에 큰 관심을 보였었다. 그리고 금호산업 기업 가치를 외부에 의뢰했다. 당시 의뢰를 받은 회계법인은 현재의 금호산업 주가에 1.6배의 배수를 더해 미래 성장성을 나타내는 변수값을 구한 적이 있다.

같은 관계자는 "보통 회계법인은 특정 기업의 가치를 구할 때 해당 업종의 최근 3년치 경영권프리미엄을 변수로 활용하곤 한다"며 "당시 건설업종은 거의 0%였고 해외 항공업종이 38%였는데, 38% 가량의 프리미엄을 더해 최종 기업가치를 구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50%+1주)을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사들이는데 주당 3만7564원, 총 6503억원의 가격을 제시하는 동시에 채권단의 제시가격(주당 5만9000원, 총 1조213억원)을 받아들이지는 못하겠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거래 한 관계자는 "채권단에서는 상장사 중 최근 5년간 2000억원 이상의 바이아웃(경영권 매각) 딜에서 적용된 경영권프리미엄은 45~55%였다고 밝혔으나 기준을 회계법인의 실사가격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회계법인의 실사 가격엔 일부분 경영권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다시 지나치게 많은 경영권프리미엄을 덧붙여 매각 가격을 결정한 것은 두번의 계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경영권프리미엄이 이중계산 등으로 지나치게 높게 산정됐다는 논란은 금호산업 거래의 주요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박 회장 뿐 아니라 금호산업 주요 채권금융회사들 사이에서도 일고 있다. 산업은행은 20여개 금호산업 채권금융회사들에게 이날까지 매각 희망가격을 자체적으로 산정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채권단 의견을 수렴한 뒤 모두가 납득할만한 최선의 가격을 도출하겠다는 게 산업은행의 의도다. 그러나 자체 계산으로 가격을 써내야 하는 각 채권금융회사들은 경영권프리미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었다.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하는 지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며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주당 1만5400원이므로 채권단 매각지분(50%+1주)의 가격은 총 2670억원 가량이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를 더할 지가 관건인데, 어떤 가격이 도출되든 산업은행이 박 회장에게 제시한 가격(프리미엄 포함 1조213억원)과 너무 큰 차이가 나 고민"이라고 했다.

협상 초기 산업은행과 미래에셋이 논란이 일 정도의 높은 가격을 박 회장에게 요구하면서 다른 채권금융회사들은 합리적 가격 기준의 방향타를 잃어버린 셈이다.

상당수 금호산업 채권금융회사가 매각 희망가격 제출을 자체적으로 접거나 산업은행에 가격 설정 권한을 위임하려는 까닭이다. 심지어 1조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하던 미래에셋금융그룹 역시 이번에는 매각 희망가격을 별도로 제출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주가의 3배가 넘는 가격을 요구하는게 지나치다는 재계 일각의 지적을 일부분 수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는 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 등 매각 주체가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해 박 회장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앞장 서서 지나치게 고가의 매각 가격을 주장할 경우 거래는 공전하고 박 회장의 반발 등 여러 잡음이 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채권은행 다른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가격을 산출하고는 있으나 산업은행이 회계실사 자료를 주지 않아 사실 고민이 많다"며 "명확한 기준이 없을 때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프리미엄을 계산하는게 잡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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