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09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롯데정보통신에 과태료를 부과할 전망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이 30년 전 설립한 스위스 로베스트 에이지(Lovest A.G.)에 관한 공시가 문제가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의 소유지분현황에서 로베스트 에이지를 기타주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지배구조 조사를 담당한 공정위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장은 "롯데정보통신은 당연히 로베스트 에이지를 동일인 측으로 분류해야 하고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공시위반 과태료가 부과된다"면서 "공정거래법 하위규정의 과태료 계산 기준에 따라 1억 원 미만으로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롯데그룹으로부터 자료를 제출 받아 해외계열사 소유현황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신 총괄회장과 친족은 일본 롯데를 중심으로 총 37개 해외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37개사 중 36개사는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1개사 만이 다른 국가에 있었는데, 스위스에 위치한 로베스트 에이지다.

그 동안 로베스트 에이지는 신 총괄회장이 1970년 대 설립했다고만 알려져 있을 뿐 수 십 년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 롯데 계열사인 여수석유화학(1990년 롯데물산에 흡수합병)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일부 정보가 공개됐다. 당시 로베스트 에이지는 여수석유화학의 지분 80%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스위스 회사라는 점이 밝혀졌다.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로베스트 에이지는 여수석유화학과 호남에틸렌(현 대림산업과 합병) 등의 지분을 보유·관리하기 위해 1985년 설립됐다. 공정위는 신 총괄회장이 로베스트 에이지를 '실질 지배'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롯데정보통신은 허위 공시로 과태료를 부과받을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주관계로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기타 임원이라든지 채무보증, 거래 등으로 파악해보면 알 수 있다"면서 "로베스트 에이지의 사업이 특정 주식을 관리하는 형태고, 내용을 들춰보면 신 총괄회장의 주식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목적이 없어지면 회사의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은 확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로베스트 에이지의 정확한 지분구조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에 해외계열사와 관련한 공정위의 정보공개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위는 이번 롯데그룹 지배구조 조사에서도 법률 자문을 거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 범위를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로베스트 에이지의 주주구성과 관련해 롯데가 제출한 자료로는 알 수 없었다"면서 "신 총괄회장이 직접 주주이거나 다른 회사를 통해 로베스트 에이지를 지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