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지배구조 핵 '김상범의 엑사켐' 지주사 전환 때 지분 독식···1인 완전 지배체제 완성
박창현 기자공개 2016-04-21 08:34:12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0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그룹이 11개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 3조 원 대 중견 그룹사로 성장하면서 김상범 회장 1인 지배 체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업분할과 주식 교환, 합병 등 준비된 승계 계획을 밟아나면서 강력한 오너 지배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실제 이수그룹은 이례적으로 그룹 총수 한 명이 지주회사 지분 100%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이수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이수엑사켐'이 있다. 이수엑사켐은 김상범 회장의 100% 개인회사다. 김 회장과 이수엑사켐은 그룹 지주회사인 ㈜이수 지분을 각각 67.4%, 32.5%씩 나눠갖고 있다. 나머지 0.1%는 자기주식이다. 사실상 김 회장이 ㈜이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
㈜이수는 이수화학과 이수시스템, 이수페타시스 등 주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수화학은 다시 이수건설 경영권 지분을 갖고 있다. '김상범 회장→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이수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된 셈이다.
2000년 들어 3남이었던 김상범 회장이 적통 후계자로 낙점되자 곧바로 1인 지배체제 구축을 위한 전방위적인 사업 재편 작업이 진행된다.
먼저 그 즈음 김 회장 개인회사 2곳이 설립된다. 석유화학제품 판매업체 '엑사켐'과 자동차 부품·윤활유 판매업체 '아이엠에스'가 그 주인공이다. 양 사는 지난 2005년 합병되면서 현재의 '이수엑사켐'이 된다.
공통적으로 두 회사는 모두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아이엠에스는 이수화학(3.46%)과 이수건설(4.49%), 이수세라믹(3.87%), 이수전자(3.09%) 지분을 갖고 있었고, 엑사켐은 이수화학과 이수세라믹의 주요 주주였다.
이수그룹이 지난 200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두 회사는 그룹 지배구조 꼭대기로 올라서게 된다. 당시 이수그룹은 이수건설을 사업회사(이수건설)와 투자회사(㈜이수)로 나눈 후,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삼았다.
엑사켐과 아이엠에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들은 지주회사 ㈜이수 지분 확보를 위한 재원이 됐다. 실제 엑사켐은 보유하고 있는 이수화학 주식 44만 9830주와 이수세라믹 주식 37만 9830주를 현물출자해 ㈜이수 주식 559만 7219주(8.9%)를 취득했다. 아이엠에스도 이수세라믹 주식 12만 6908주를 현물출자한 대가로 ㈜이수 지분 717만 5931주(11.39%)를 확보한다.
김상범 회장도 직접 나서서 ㈜이수 지분을 늘린다. ㈜이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수건설 주주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수건설-㈜이수 간 지분 맞교환에 응하면서 ㈜이수 지분을 크게 늘린다. 당시 그는 보유 중이던 이수건설 지분 24만 5618주(24.73%)를 모두 내주고, 대신 ㈜이수 지분 502만 2871주(79.7%)를 확보한다.
다른 이수건설 주주들은 지분 맞교환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지분율 만큼 지주사인 ㈜이수 지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계열사 간 상호 보유 해소를 위해 실시한 유상감자에 참여해 지분을 모두 현금화한다. 그 결과 이수그룹 지주사 주주는 김 회장과 김 회장의 개인회사만 남게됐다. 완벽한 1인 지배체제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엑사켐과 아이엠에스는 지난 2005년 합병된다. 한 몸이 되면서 ㈜이수 지분율은 20.25%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후 이수건설 부실 뇌관이 터지면서 이수그룹 지배구조는 다시 한번 요동친다. 이수건설 자금 지원 부담 탓에 ㈜이수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자 2009년 들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감자와 증자, 출자전환 등이 이뤄진다. 당시 이수엑사켐이 자금 지원 총대를 멘다.
이수엑사켐은 ㈜이수에 빌려준 차입금 317억 원과 미지급이자 33억 원에 대해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한다. 350억 원을 받는 대신 ㈜이수 주식 350만 주를 취득하는 조건이다. 또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15억 원을 지원했다.
출자전환과 증자 단독 참여로 이수엑사켐 지분 67.4%를 보유한 ㈜이수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김 회장 개인 지분율은 기존 79%에서 32%로 희석된다. 이 지분구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내부 거래 기반의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차기 승계와 신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에서 석유화학제품과 정밀화학제품, 부산물 등을 매입해 외부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수화학으로부터 990억 원 어치의 제품을 매입했다. 매출원가(1142억 원)의 8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안정적인 제품 매입처를 확보하고 있는 덕택에 수익구조도 탄탄하다. 지난해에는 10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 8%를 달성했다.
신사업 확장 의지도 엿보인다. 이수엑사켐은 지난해 계열 벤처투자사인 '이수창업투자'에 약 30억 원을 새롭게 출자했다. 이수그룹은 중국 현지에 한식브랜드 'PLENA127'을 론칭하고, 영화배급사 이수C&E를 설립하는 등 신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수창업투자가 문화콘텐츠에 특화돼있는 만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국민연금 '중립' 의견, 소액주주 중요도 커졌다
- [i-point]인텔리안테크, SES와 지상게이트웨이 개발 계약
- 우리은행 '역대 최대' 순익 이끈 조병규 행장 용퇴
- [i-point]위세아이텍, BCI 기반 디지털 의료기술 연구과제 수주
- [i-point]한컴, 다문화 아동 청소년 대상 한국어·SW 교육
- [해외법인 재무분석]LG엔솔 인니 현대차 JV 연결회사 편입, 기대효과는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훈 지분 산 라데팡스, 형제 주식 추가 매입도 염두
- [한미 오너가 분쟁]지분격차 '21%p'…곧바로 나타난 '라데팡스 효과'
- [우리은행 차기 리더는]리더십 교체 결정, 기업금융 '방향타 조정' 차원
- [금통위 POLL]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없다…대외 불확실성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