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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직격탄, 외국계IB 발 빼나 [호텔롯데 IPO]고객사 범죄 연루시 내부승인 어려워…과거 딜 철회한 사례 있어

정아람 기자/ 이길용 기자공개 2016-06-13 09:37: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0일 1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롯데 그룹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IB업계는 이번 수사가 미칠 영향을 지켜보고 있다. 호텔롯데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관을 맡은 외국계 투자은행의 경우 해외 본사의 방침에 따라 주관업무를 계속 맡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검찰은 롯데그룹 및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영진 일가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하고 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7곳, 핵심 임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호텔롯데는 이달 신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 내용만 포함된 정정신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다음주부터 국내외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이같은 계획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절차에 따라 7월 28일까지는 상장 절차를 모두 마쳐야 하나, 관련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외국계 주관사의 경우 본사 차원의 판단에 따라 주관업무를 지속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는 고객사나 경영진에게 중대한 법적·도덕적 결함이 있다고 판단되면 본사 차원에서 해당 업무를 맡지 않도록 하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처럼 경영진 일가 다수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것은 보기에 따라 충분히 주관업무를 맡기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과거 국내 대기업 총수가 투옥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는 등의 사례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업 계열사의 채권 발행 주관 업무에서 철수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 상장 주관의 경우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조 원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데다 수수료율이 최대 95bp에 달해 주관사단으로서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번 사태로 기약이 없어지기는 했으나 향후 롯데그룹 다수 계열사가 상장 계획을 갖고 있는데다 롯데그룹 계열사가 해외에서 발행하는 채권, 주식연계채권 등의 물량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외국계 증권사로는 대표주관사로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공동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이 포함돼 있다. 이들이 만일 본사 방침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울 경우 당장 2016년 예상 매출 및 리그테이블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로서도 상장 준비 작업이 거의 다 마무리된 상태에서 주관사단 구성에 변화가 생길 경우 상장 추진은 더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주관사단이 외부와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주말 중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침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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