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13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배분형 변액보험이 유행이다. 가입자를 대신해서 보험회사가 수익률을 관리해주겠다는 마케팅 문구가 따라 붙는다.자산배분형 변액보험의 시초는 미래에셋생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4년 글로벌 MVP(Mirae asset Variable Portpolio) 변액펀드를 선보였다. 미래에셋생명 내 고객자산운용본부가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투자자산을 배분한다는 새로운 시도였다.
지난해에는 알리안츠생명이 이른바 운용사 경쟁형 변액보험('알리안츠팀챌린지변액유니버셜보험')을 도입했다. 가입자가 펀드 유형을 선택·변경할 수 있다는 변액보험 고유의 특성에다, 자산배분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를 직접 고르도록 했다. 보험회사가 여러 자산운용회사와 투자일임 계약을 맺고 나서, 자산운용회사 간에 경쟁을 도입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ING생명이 '무배당 모으고 키우는 변액적립보험 v2.0'을 출시했다. 고객이 직접 펀드 유형을 선택하는 '고객 설계형'과 운용사를 선택할 수 있는 '운용사 경쟁형'으로 펀드 유형을 나눴다. 운용사는 자산배분 펀드만이 아니라 가치주식형, 미국주식형 등 여러 펀드를 갖추고 있다. 5월에는 삼성생명도 자산배분형 변액보험 경쟁에 합류했다. 삼성생명 변액보험의 특징은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주전략으로 하는 펀드('S자산배분형변액펀드')를 편입했다는 점이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로 펀드를 조성하고, 그 펀드의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수익을 배분한다. 특별계정에 편입되는 펀드의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기간 중 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망 시나 연금 개시 시점에 최소한의 납입원금을 보장하는 형태로 판매된다. 이로 인해 위험보장이라는 보험 본연의 기능에 투자 개념이 더해진 선진 금융상품으로 포장돼 2000년대 초 도입됐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납입보험료의 전부가 특별계정의 펀드에 투입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변액보험은 납입보험료의 10% 정도를 사업비(계약체결비용·계약관리비용)로 먼저 뗀다. 납입보험료를 100원, 투자수익률을 10%라고 가정하면, 가입 1년 후 투자성과는 110원이 아닌 99원이 되는 식이다. 사업비만 떼는 것이 아니다. 최저사망보험금 지급을 위한 보증준비금도 납입보험료에서 뗀다. 펀드 운용보수도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공제한다. 자산배분형 펀드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자산운용회사와 투자일임 계약을 맺고 있다. 운용보수에 일임보수까지 추가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초기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 변액보험의 해지 환급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서 변액보험의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가입자가 자산운용회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산배분형 변액보험은 신선한 시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변액보험의 선취형 비용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 고객 수익률 관리를 운운하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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