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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액티브펀드 대체재로 떴다 [Adieu 2016 / ETF 시장 리뷰] 시장규모 역대 최대…액티브펀드보다 성과 뛰어나

강우석 기자공개 2016-12-30 10:08:2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1일 09: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ETF는 국내 주식형펀드 연간 수익률 상위 10종목을 모두 휩쓸었다. 업계에서는 ETF가 액티브펀드의 대체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ETF 시장의 순자산가치(NAV)은 25조 1000억 원이다. 이는 ETF 시장이 출범한 2002년 이후 최대 규모로, 전체 자산총액이 21조 6913억 원이었던 전년 말 대비 15.7% 증가한 수치다.

방홍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품개발팀장은 "자산 규모와 거래대금 모두 큰 폭으로 늘어났던 한 해"라며 "브렉시트 및 트럼프 당선 시점에는 일평균거래대금이 역대 최대규모를 경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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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출범 이후 순자산가치총액 및 상장종목수의 증가 추이. (출처: 한국거래소)

◇ 다양해진 투자처…인버스2배·해외 지수 ETF 등 주목

상장종목 갯수가 늘어나면서 투자처는 한층 다양해졌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상장된 ETF는 총 54종목으로, 45종목이 상장됐던 지난해를 이미 뛰어넘었다. 연내로 3~4종목이 추가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폭은 한층 더 넓어질 예정이다.

사봉하 한화자산운용 에퀴티사업본부 ETF파트장은 "많은 상품이 상장되면서 ETF의 다양성이 개선됐던 한 해였다"며 "다만 여전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만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ETF가 장기투자처로 여겨질 때 퇴직연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통한 ETF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상품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하락 시 그에 두 배 플러스(+) 수익을 거두는 구조로, 삼성·미래에셋·한화·KB·키움투자자산운용 등 5곳의 운용사가 출시했다. 상품 구조 및 위험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5곳의 운용사는 각각 다섯 차례의 투자자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찬영 삼성자산운용 ETF본부 부장은 "인버스2배 상품은 일간수익률에만 연동되기 때문에, 장기간동안 투자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걸 고객들에게 여러 차례 강조했다"며 "코스피 변동성이 클 때는 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에 보다 신중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 상품이 다양해진 것도 특징이다. 대만,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중국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차이넥스트(Chinext)에 투자하는 ETF도 나왔다. 오는 28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필리핀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도 상장된다.

김현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팀장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해외상품이 훨씬 다양해졌다"며 "올해 상품 공급이 충분히 이뤄진만큼 내년에는 수요 기반 역시 확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 상품 출시도 활발

수익률도 두드러졌다. 국내 주식형 ETF 139종목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58%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동안 전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0.25%에 그치고 있다.

섹터 ETF의 성과는 액티브펀드를 압도했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10종목 중 8종목이 섹터 ETF의 몫이었다. TIGER200중공업(30.07%)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으며 TIGER은행(25.29%), KODEX은행(25.28%), TIGER200철강소재(23.8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공업, 금융, 철강주가 한 해동안 강세기조를 이어가면서,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이 높았다.

ARIRANG고배당주의 수익률(15.84%)도 주목된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중 배당수익률 상위 30종목에 투자하는 콘셉트다. 배당성향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고배당주 위주로 편입된 ETF의 성과도 덩달아 개선됐다.

사봉하 파트장은 "저희 상품 뿐 아니라 고배당ETF 성과가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이라며 "연초 이후 배당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은행을 통한 ETF 상품의 출시가 활발했던 점도 주목된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3곳의 시중은행이 ETF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일반 고객들 입장에서, ETF로 자산배분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은행사들의 판단이다.

손무탁 신한은행 신탁운용부 팀장은 "고액자산가가 아닌 일반고객들도 자산배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ETF신탁을 추천하고 있다"며 "ETF를 활용해 고객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짜줄 수 있다는 게 은행 신탁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활용 자문사인 쿼터백자산운용, 디셈버앤컴퍼니 등도 ETF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이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등은 ETF 기반의 자산관리 펀드를 최근 설정하기도 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ETF는 효과적인 자산관리 수단으로 여겨지는 반면, 국내에서는 증시에 베팅하는 투기성 상품으로만 간주돼왔다"며 "ETF를 활용한 자산배분, 자산관리 상품들이 시장에서 얼마나 정착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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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10종목. 섹터 ETF가 8종목을, 스마트베타와 고배당 ETF가 각각 1종목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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