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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미주노선 인수 무산' 대한해운, 주주 반발 피할까 SM상선에 영업양수자 지위 넘겨 재추진…지분 출자로 자금 투입 '우회'

이효범 기자공개 2017-01-04 08:43:02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3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해운이 추진해 온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가 주주들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차선책으로 영업양수자의 지위를 신설법인인 SM상선으로 넘겨 인수를 재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발을 피할 수 있는 묘수가 될지는 미지수다. 대한해운이 SM상선에 출자하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인수 주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한해운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한해운은 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부의안건인 '주식회사 한진해운 주요사업의 영업양수도 승인의 건'이 주요 주주들의 반대로 가결 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부결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는 참석한 주주들의 반대와 질문 등이 쏟아지면서 이례적으로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대한해운은 주주들의 반대가 거센 만큼 신설법인인 SM상선을 주체로 인수를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의 승인을 다시 얻어야 하는 절차가 있지만 무리 없이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별도 법인이 계약하도록 지위를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승인을 거쳐 SM상선이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재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주들이 이번 인수에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대한해운이 컨테이너 운영 경험이 없고 해운동맹에도 가입하지 않아 정상적인 노선 운영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 때문이다. 나아가 노선 운영으로 인해 유동성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SM상선이 인수주체로 나선다고 해도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대한해운이 출자하는 형태로 인수에 참여하면 SM상선의 실적이 대한해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방안은 우회적이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한해운 측의 판단이다.

대한해운은 당초 한진해운 영업자산을 인수한 이후 SM상선에 넘기고 출자자로 참여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에 대한해운이 주체로 나섰지만,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SM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출자를 받는 방안이 유력했다.

다만 대한해운이 SM상선에 출자하는 안건이 주주총회에 부의하지 않는다면 주주들의 반발을 원천 봉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한해운이 올해 삼선로직스의 지분을 인수한 사례는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부의되지 않았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향후 SM그룹이 컨테이너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그룹 내 컨테이너 운영 신설법인인 SM상선이 주도적으로 계약에 대한 이행 및 서비스 준비를 진행할 것이며, 대한해운은 일부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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