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1월 12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7개 원칙의 요점은 의결권 행사 투명성 제고와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 증진 도모 등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제 이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들이 준비해야 할 일들은 관련 조직 구성에서 정책 수립 및 공개, 지속적인 점검 및 보고 등 꽤나 방대하다.

◇ 기업지배구조원에 참여의사 밝혀야..홈페이지에 정책 공개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기관투자가는 먼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참여 의사를 밝혀야 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의사를 밝힌 기관투자가들의 명단과 이들의 홈페이지 주소를 기업지배구조원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지배구조원에 알림과 동시에 기관투자가들은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참여 의사를 밝혀야 한다. 또한 스튜어드십코드에서 공개하도록 돼 있는 사항들을 전부 홈페이지에 올려야 한다.

기관투자가들이 공개해야 하는 사항은 △참여 의사 △7개 원칙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각 원칙에서 공개하도록 한 사항 △이행하지 못하는 항목 또는 공개하지 못하는 항목에 대한 사유 △운용하는 전체 펀드에 원칙을 동일하게 적용하는지 아니면 펀드 유형별로 차이가 있는 지와 관련된 상세한 내용 등이다.

원칙별로 살펴보면 1원칙에서는 수탁자로서의 책임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문서화된 정책으로 마련하고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정책에는 책임 이행과 관련한 원칙과 지침, 운용 철학, 권한과 의무, 조직과 절차 등의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

2원칙에서는 기관투자가가 투자대상회사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펀드 수익자의 이익을 도모하지 못하게 되는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관투자가는 실제 발생했거나 향후 발생 가능한 이해상충 문제를 유형별로 점검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문서화된 정책을 마련해 공개해야 한다. 여기에는 이해상충의 점검·관리를 위한 원칙과 지침, 구체적인 방법, 권한과 의무, 절차 등이 포함돼야 한다.

5원칙은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의결권 행사 내역의 공시를 위한 지침과 절차, 의결권 행사의 세부기준을 담은 문서화된 정책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의결권 행사 정책에 포함되는 세부기준은 투자대상회사의 장기적인 가치 증진을 도모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2원칙에서 강조한 이해상충과 관련된 기준들도 의결권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의결권 행사 내역, 찬성·반대 등에 대한 사유를 수익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방식으로 공개해야 한다. 만약 의결권 행사를 위해 자문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이용하는 서비스의 범위, 서비스 제공자, 자문 내용에 의존하는 정도 등도 공개 사항이다.

◇ 전문성 갖춘 조직·인력 필요..외부 자문 서비스 불가피

공개 사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는 투자대상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내부지침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대상회사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모두가 해당된다. 투자대상회사에 대한 점검 내용은 재무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경영전략과 같은 비재무적인 영역도 포함해야 한다.

기관투자가는 이렇게 공개한 정책의 이행 여부를 1년에 적어도 1회 이상 수익자들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보고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익자가 동의하는 한에서 보고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는 공개된 내용이 변경될 경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변경된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또한 2년에 한번 주기로 시행될 예정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이행 여부 점검에도 응해야 한다.

이 모든 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는 전문성을 갖춘 조직과 인력을 마련해야 한다. 스튜어드십코드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든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이 많은 대형 기관투자가라 하더라도 외부 자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먼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정책을 만들면 나머지 중소형 기관투자가들은 이를 참고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무가 워낙 방대해서 외부 자문 서비스를 받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