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같은 OB' 김승규 전 부사장, 판 흔들까 [우리은행 차기 리더는]퇴임기 1년 안돼…민영화 틀 짠 기획·전략통
정용환 기자공개 2017-01-16 09:43:0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3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규 전 우리은행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5년 내 은퇴한 퇴직 임원, 이른바 OB로 분류된다. 하지만 우리은행 퇴직 임원들 중 가장 최근까지 우리은행에 몸 담았던 탓에 우리은행 내부에선 김 전 부사장을 YB(Young Boy) 같은 OB(Old Boy)로 인식하고 있다. 기획·전략부문 통인데다 민영화의 실질적 설계자인 김 전 부사장은 차기 행장 레이스의 판을 흔들 적임자로 인식되고 있다.1979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김 전 부사장은 기획·전략부문 내 우리은행 최고 실력자로 평가받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김 전 부사장에 대해 "이 부문(기획·전략)에선 손가락 안에 드는 분"이라며 "워낙 안목이 넓고 판단이 명확한 분이라고 알려진 데 더해 최근 우리은행이 어떻게 경영되는지도 직접 보신 분이기 때문에 OB 중에선 차기 은행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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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5개 본부를 모두 폐지하고, 17개 부서를 9개 부서로 대폭 축소하는 등 '반토막 조직개편'을 단행했던 2013년 6월은 김 전 부사장의 진가가 대대적으로 드러났던 때로 회자된다. 당시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우리신용정보 사장으로 나가있던 김 전 부사장은 고강도 조직개편을 맞은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바 있다.
김 전 부사장은 이 때부터 우리은행의 민영화 틀을 직접 나서 재편하기 시작했다. 김 전 부사장의 대표작품은 2014년 초 일사천리로 진행된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자산운용 등 이른바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건과 경남은행·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매각 건이다. 당시 우리은행 내에서 이를 주도한 것은 우리금융지주 전략·재무담당 부사장으로 복귀했던 김 전 부사장이었다.
이를 계기로 김 전 부사장은 우리은행 민영화의 키맨으로 활동해왔다. 우리금융지주가 사라진 뒤에도 김 전 부사장은 우리은행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활동하며 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끌어왔다. 김 전 부사장은 2015년 5월 중동 국부펀드 및 유럽, 싱가폴 등을 직접 방문해 우리은행 소수지분 투자 의향을 타진하는 등 사실상 민영화 작업을 주도해왔다. 지금은 우리은행 사외이사가 된 박상용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장도 함께였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퇴임시점 역시 김 전 부사장의 가치가 인정받은 데 따른 결과물이다. 2014년 말 우리은행장 자리를 놓고 이광구 행장과 경쟁을 벌였다가 결국 행장에 오르지 못한 김 전 부사장은 당초 임기말이었던 2015년 10월, 퇴임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6개월 임기 연장을 부여받았다. 당시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시점인 만큼 하던 사람에게 계속 맡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사장이 지난해 3월 끝내 퇴임하면서 우리은행 민영화의 공로는 현직 임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금융권 내외부에서 "애초에 우리은행을 민영화에 적합한 모습으로 바꿔놓은 김 전 부사장이 없었더라면 지금 시점에서의 민영화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평가가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차기 행장 선출 레이스에서 김 전 부사장이 약진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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