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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퇴직연금 장·단기 수익률 희비 [퇴직연금시장 분석] ⑩상위사, DC·IRP 성적 부진

장소희 기자공개 2017-02-10 08:32:22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6일 1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제도별로 편차를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다른 업권 대비 부진한 모습이었다. 원리금보장상품을 기반으로 수익률을 챙긴 확정급여형(DB) 외에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모두 1%대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5, 8년) 수익률로는 다른 업권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DB와 IRP에서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신한금융투자가 장기 수익률도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적립금 기준 상위사들이 수익률로는 중하위사들에 역전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성장추세인 DC형에서는 HMC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상위 3사가 부진한 가운데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등의 하위사들이 우수한 수익률을 보여줬다.

◇ DB 수익률 '선방'…DC·IRP 성과 부진

6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증권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12곳이 공시한 운용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증권사들의 DB형 평균 수익률은 1.82%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업권 평균인 1.72%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는 1%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나타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권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 비교

증권업권은 지난해 DB 운용에서 보험업권(1.97%)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DB의 평균 수익률이 1.72%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증권업권은 적립금 규모를 4조 5000억 원(17%)이나 늘린 동시에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까지 챙긴 셈이다.

DB형 수익률이 선방한데는 원리금보장상품에서 2%에 가까운 수익률을 낸 덕분이다. 여기에 비원리금보장상품 성과가 뒷받침을 해줬다. 지난해 증권사업자의 DB 운용 상품 중 비원리금보장상품 평균 수익률은 0.66%로 높지는 않았지만 전체 시장 평균 수익률(0.53%)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은행업권은 마이너스(-) 0.02%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DC형과 IRP형 퇴직연금은 비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 부진으로 업계 평균치를 하회했다. 신영증권과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등 중하위권 사업자들이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장기 수익률로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5년과 8년 기준 증권업계의 수익률은 다른 업권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도별로 보면 DB형의 5년과 8년 수익률 평균은 각각 3.11%, 4.32%였다. DC형은 이보다 높은 3.47%, 5.75%로 나타났다.

IRP의 장기수익률은 비교적 낮은 2%대였다. 이는 은행업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상품이 장기 투자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 중 퇴직연금 연간 총비용 부담률이 높은 곳은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 삼성증권이 꼽혔다. 제도별로 DB에서는 유안타증권이 0.61%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이 0.24%로 가장 낮았다.

DC형에서는 신영증권이 1%가 넘는 부담률을 기록하며 삼성증권(1.03%)과 함께 상위권에 올랐고 KB증권(0.64%)이 가장 낮은 부담률을 나타냈다. IRP에서는 유안타증권(0.85%)이 또 한번 가장 높은 총비용 부담률을, 신한금융투자(0.33%)가 가장 낮은 부담률을 보였다.

◇ DB는 신금투, DC는 유안타증권 수익률 최고

증권업 사업자 중 지난해 1년 간 DB형 수익률로 가장 돋보인 곳은 신한금융투자였다. 신한금융투자는 2.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과를 자랑했다. KB증권(2.07%), 미래에셋대우(2.04%)와 더불어 유일하게 2%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원리금보장상품(2.09%)과 비원리금보장상품(2.44%)에서 2%대 성과를 나타내며 전체 수익률을 끌어 올렸다.

증권사 퇴직연금 제도별 1년 수익률

DB 운용에서 적립금 기준 상위 3사 중 미래에셋대우만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장기수익률에서는 선두권으로 치고 나오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8년 수익률 4.32%를 기록하며 증권업계는 물론 전체 사업자 중 1위의 성과를 나타냈다.

DB 적립금만 8조 5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운용하는 증권업계 1위 HMC투자증권은 업계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1.77%)을 내며 고전했다.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사업자도 있었다. 보통 DB 제도는 보수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손실이 거의 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1.3%, -1.94%를 기록했다. 적립금 기준으로 증권업권 꼴찌인 신영증권은 DB형 수익률이 1%도 넘지 못했다.

DC 운용에선 유안타증권이 선두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1년간 수익률 1.3%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5년에도 DC형에서 유독 강세를 나타냈고 5년이나 7년 장기수익률로 봐도 4%대의 좋은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적립금 상위사들의 DC 운용 수익률은 초라한 수준이다. HMC투자증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상위 4사의 수익률은 모두 평균치를 한참 하회했다. 지난해 DC에서 2380억 원의 신규 실적을 쌓으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수익률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IRP에서는 원리금보장상품과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모두 플러스 수익을 낸 대신증권이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업계 평균치(0.82%)의 두배에 가까운 1.5% 수익률을 내며 IRP제도에서 유일하게 1% 이상 수익률을 낸 하우스로도 주목 받았다.

DB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IRP 운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각각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2.75%, -2.67% 수익률을 내며 실책했지만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이를 메꿔 평균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반면 IRP 비원리금보장상품에서 2%대 손실을 본 하나금융투자는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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