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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담당자가 삭발한 사연은 [국내 최대 항공기펀드 출범]④강대연 인프라운용 2팀장, 거래 성사 의지 피력

김창경 기자공개 2017-02-23 09:29:58

[편집자주]

2016년 말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기펀드가 탄생했다. GE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20대를 매입하는 건으로 자금모집 규모만 1조 1000억 원에 달했다. 국내 기관이 에쿼티 부분에 대거 참여한 첫 번째 항공기 포트폴리오 투자로 기록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즈호증권이 거래를 주도했다.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0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기 거래가 완료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조1000억 원의 펀드에서 에쿼티 2900억 원 모집을 담당했다. 국내 항공기 투자 역사상 유래없는 에쿼티 규모에 거래가 두 번이나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자금 모집 과정은 험난했다. 실무를 책임졌던 강대연 실물자산운용본부 인프라운용 2팀 팀장(사진)을 만나 생생한 고생담을 들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금융그룹 본사에서 만난 강 팀장의 머리는 짧았다. 그 배경에 대해 들은 것은 강 팀장과 얘기를 나눈 지 한 시간 정도가 지난 후였다. 그는 거래가 진행되는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고 했다. 국내 첫 항공기 포트폴리오 투자를 성사시켜보고자 호기롭게 시작한 건이었지만 투자가 틀어질 때마다 대내외적으로 돌아오는 중압감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강 팀장은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녔다고 했다.

한투운용 담당자가 삭발한 사연은

첫 번째 위기는 에쿼티 대부분을 투자하기로 했던 국민연금이 투자를 철회했을 때다. 항공기 매도자 GE캐피탈과 협상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미 실사 등을 위한 10억 원 이상의 비용도 들어갔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을 들여가며 성사가 불투명한 거래를 이어갈지 판단해야 했다. 강 팀장은 회사가 허락해주지 않으면 다른 운용사를 찾아서라도 거래를 지속하겠다며 경영진을 설득했다. 결국 한국신탁운용은 강 팀장을 믿기로 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에쿼티의 37%(1060억 원)를 총액인수하기로 했던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의 인수합병(M&A) 등을 이유로 빠지게 됐다. 사실상 거래가 무산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GE캐피탈 역시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메리츠종금증권이 대우증권의 역할을 넘겨받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투자금도 필요했다. 강 팀장은 자금모집 주관사가 투자자에게 책임감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후순위 에쿼티 투자자로 1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길 요청했다. 2015년 말 기준 자본금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강 팀장이 삭발을 감행한 것은 이때쯤이다. GE캐피탈, 기관투자가, 한국투자신탁운용 경영진 등 거래에 관계된 모든 기관에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거래 성사를 위해서라면 뭐라도 보여줘야 할 만큼 강 팀장은 절박했다고 회고했다.

다행히 거래는 해가 바뀌기 직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에쿼티의 대부분을 총액인수 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셀다운을 조건으로 1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항공기 포트폴리오 투자가 이뤄진 순간이었다.

사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강 팀장의 경력은 오래되지 않았다. 2015년 초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합류한 후 그 해 두 건의 항공기 투자를 성사시켰다. 이번 건이 그의 세 번째 작품으로 1년이 걸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의 시간 절반을 쏟아부은 셈이다.

그의 대체투자 경력의 시작은 항공기금융이 아니었다. 강 팀장은 한국선박금융에서 금융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지고 해운업의 침체기가 이어지자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으로 이직했다. 골프존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던 그는 2년 후 동부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며 항공기금융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해외 대체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동부화재가 큰 도움이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그의 네 번째 회사다. 대체투자 업계의 큰손인 동부화재를 위한 투자 건을 발굴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다양한 기관에 다가갈 수 있는 투자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그를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이끌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에는 기관투자가라 할 만한 곳이 없다. 그는 "예전에는 명함집에 동부그룹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많은 기관 관계자들의 명함이 꽂혀있는 명함집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올해는 북미 에너지 운송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aster Limited Partnership, MLP) 펀드 판매를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인프라 확대 계획, 유가 안정화 등으로 MLP 펀드 투자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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