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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호주 시드니 도로공사 자금 모집 '착착' 산업·신한·우리 등 대출 오버부킹…사업성 좋고, 안정성 높아

고설봉 기자공개 2017-02-24 08:26:54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3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호주 시드니 웨스트코넥스(westconnex) M4 도로 공사에 청신호가 켜졌다. 호주 현지 은행이 주관하는 공사비 모집에 국내 은행들이 대거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업성이 좋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 신한, 우리 등 국내 은행들이 호주 시드니 웨스트코넥스 M4 도로 공사에 대거 자금을 투자한다. 호주 현지 은행이 금융주관을 맡은 이 프로젝트에 국내 은행들은 전체 공사비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선순위대출한다.

이 공사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가 발주하고, 전체 공사비의 50%를 에쿼티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호주 시드니 서부지역에 5.5km에 달하는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공사이다.

삼성물산은 2016년 6월 호주 현지 건설업체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시공지분은 전체공사의 약 33%로, 계약금액은 8억 6800만 호주달러(한화 7596억 원)이다.

공사금액 7596억 원 중 50%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가 에쿼티 투자했다. 나머지 공사비 50%는 글로벌 투자은행(investment bank, IB)들로부터 모집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은행들은 약 2400억 원 정도의 선순위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간사의 배분 금액에 따라 실제 투자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안정성이 높고, 사업성이 워낙 좋아서 선순위 대출 자체가 오버부킹된 것으로 안다"며 "아직 국내 은행들이 얼마씩 배정 받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이 몰리면서 예상보다 배정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이 호주 현지 도로 공사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각 은행들의 글로벌 IB시장 진출의 일환이다. 국내 은행들은 국내 인프라 및 발전·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성장이 임계점에 다다르자 해외로 눈을 돌려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은행들 입장에서 구미가 당기는 딜이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국내 은행들에게 이번 사업은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는 평가다. 주정부가 사업비의 절반을 대는 만큼 상당부분 안정성이 검증됐고, 나머지 자금 모집에 호주 시중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후순위대출에 몰린 것도 국내 은행들이 참여를 결정하게 된 요인이다.

더불어 삼성물산과 함께 입찰 초기부터 사업구조를 차근차근 뜯어볼 수 있었던 점도 국내 은행들이 이번 딜에 나서게된 이유다. 해외 민관합작투자사업(public-private partnership, PPP)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싶어하는 국내 은행들은 삼성물산을 통해 사업 입찰 및 수주 경쟁 과정을 지켜보며 해외 PPP사업에 대한 분석과 공부를 하는 기회였던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업구조를 잘 아는 현지 은행들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후순위대출에 몰리면서 자연적으로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국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선순위대출만 하게 됐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안정성을 더 중요시하는 국내 은행들에게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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