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채권단 "추가지원 없다" 신규 수주 '0건', 20척 수주잔량 버티기…2분기 조선업황 사활
김장환 기자공개 2017-02-28 09:35: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7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PP조선 청산 가능성 부각으로 동시에 주목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올해 말까지 건조가 이뤄질 예정인 20여 척의 선박 인도가 순차적으로 완료되면 당분간 운영자금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신규 수주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 같은 판단이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지 의문이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채권단은 성동조선해양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단행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이미 내려둔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신규 수주가 '0건'에 그쳐 성동조선해양의 유동성 위기가 재차 불거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금 수혈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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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성동조선해양은 수주 잔량이 20여 척 정도 남아 있고 이에 대한 인도가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헤비테일(Heavy-Tail) 방식의 계약관계가 많아 인도가 이뤄지는 시점에 유동성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단에서도 추가 자금 지원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성동조선해양에 업계의 이목이 재차 쏠린 이유는 채권단으로부터 기업 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SPP조선이 조만간 청산 절차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SPP조선의 자산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직원 240여 명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이런 가운데 SPP조선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선박 인도를 최근 마무리하면서 수주잔량을 모두 소진했다. 정작 영업팀 직원들은 대부분 퇴사한 상태여서 신규 수주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SPP조선에 남아 있는 약 20여 명의 직원들은 법무팀 소속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진행해왔던 소송 절차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 인력만 남았다.
SPP조선 채권단은 최근 선박 인도를 통해 유입된 약 200억 원대 자금으로 당분간 회사를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울러 율촌에너지, 조선소 부지 등 약 3000억 원대 자산 매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채권단은 올 하반기 SPP조선의 청산 등 여부를 재차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성동조선해양은 비록 SPP조선보다 우호적인 상황이지만, 수주 물량이 조만간 고갈될 처지란 점은 다를 게 없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수주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남겨진 20여 척의 수주잔량도 올해 말까지 인도가 모두 완료된다. 신규 수주가 실현되지 않으면 올해 말쯤 SPP조선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채권단이 지속해 추진 중인 자산 매각 절차도 성동조선해양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거래가 아니라는 점이 주목된다.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과 통영 조선소 부지 매각 거래를 올 3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유입 자금은 기존 채권자들의 채무 변제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이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조선업황이 조만간 개선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저가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선사들이 수주 경쟁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가 성동조선해양의 신규 수주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은 향후 선박 인도를 통해 유입될 자금이 상당 수준이어서 운영자금 압박이 당장 크지 않다 "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볼 때 물론 장기간 신규 수주가 없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올 3월 이후부터는 점차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많아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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