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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 미자격 행장후보에 '비토권' 행사한다 김임권 회장 "돈 많이 벌어주고, 수협 사랑해야만 행장 자격 있어"

안영훈 기자공개 2017-03-28 09:44:5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가 자격 미달 후보가 차기 수협은행장으로 추천될 경우 주주총회에서 반대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기 수협은행장 후보 추천 권한은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의 몫이지만 최종적인 선임 권한은 수협중앙회가 가지고 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최근 더벨과의 통화에서 "차기 수협은행장은 수협은행에 돈을 많이 벌어줄 수 있고, 수협을 사랑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이 두가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주주총회에서 선임 반대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낙하산 인사설과 관련 "앞서 말한 두가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낙하산은 물론 낙하산 할아버지가 와도 안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해 12월 1일 수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독립 출범한 수협은행은 지난달 23일 '수협은행 은행장 공개모집 공모문'을 공지하며 차기 수협은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4월 12일 이원태 현 수협은행장의 임기만료가 도래하자 은행장 임기만료일 60일전부터 40일전 사이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한다는 수협은행 정관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일 마감한 후보자 공모에는 총 4명의 지원자가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수협은행 행추위는 지난 8일 후보 지원자 면접 후 마땅한 사람이 없다며 지난 9일 재공모를 결정했다.

재공모 지원서 마감일인 지난 24일 총 11명의 지원자가 도전장을 냈다. 1차 공모때 후보로 지원한 4명 외에 7명이 새로운 후보로 지원했다. 새로운 후보 중에는 이원태 현 수협은행장도 포함됐다.

수협은행 행추위의 재공모와 이원태 행장의 후보 지원 등이 맞물리면서 수협 안팎에서는 관피아 내정설이 불거졌다. 당장 수협은행 노조에서는 '관피아 인사 반대' 입장을 내놓았고, 수협중앙회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은 "아무리 수협은행장 후보 추천 권한이 수협은행 행추위에 있다고 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을 뽑을지를 사전에 주주인 수협중앙회와 협의라도 해야 될 것 아니냐"면서 "수협은행 행추위에서 후보자 자격과 관련해 지금까지 어떤 의견도 묻지 않았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수협은행 행추위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수협중앙회는 극단적인 대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수협중앙회가 가지고 있는 주주총회 승인 권한을 통해 수협은행 행추위가 미자격 후보를 추천할 경우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반대하겠다는 것이다.

수협은행 정관상 수협은행장 후보를 정하고, 주주총회에 후보를 추천하는 권한은 수협은행 행추위가 가지고 있다. 수협은행 행추위는 총 5명의 위원 중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에서 각각 1명씩 추천한 3명이 정부측 위원으로 행추위에 참석한다. 의사결정도 5명의 위원 중 4명이 찬성해야만 한다. 정부 입김에 따라 수협은행장 후보가 추천돼도 이를 수협중앙회가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반면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에서 수협은행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안건을 통보하면 내부 이사회를 통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발표한다. 수협중앙회 이사회는 수협중앙회장과 지도경제사업대표를 포함해 총 22명 이내로 구성된다. 이사회 이사의 절반 이상은 회원조합장으로 구성된다. 즉 수협중앙회 이사회는 수협중앙회장을 정점으로 한 회원조합장들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정부측에서 간섭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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